정다은 시의원 "ACC 실개천 조성사업, 공론화부터 시작해야"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광주시가 추진 중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회화나무 작은 숲 공원 주변 실개천 조성 사업이 오월 단체와 시민사회, ACC 등과의 사전 협의 없이 진행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정다은 광주시의원(더불어민주당·북구 2)은 12일 열린 기후환경국 행정사무 감사에서 "ACC 일원 실개천 조성 사업이 협의와 공론화 없이 추진되면서 시민과 단체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일방적 행정은 또 다른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사업은 ACC 회화나무 작은 숲 공원 일대에 도심 수변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30억 원(국비·시비 각 15억 원) 규모다.

시는 올해 6월부터 1년간 설계 용역을 진행 중이지만, 사업 대상 부지가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인 ACC 부지임에도 공식 협의 없이 용역을 발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월 단체와 광주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는 실개천 조성으로 회화나무 작은 숲 공원과 복제 나무(후계목)가 훼손되고, 5·18민주화운동의 상징성이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9월 시민 의견 수렴을 위해 온라인 플랫폼 '광주온'(ON)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실개천 조성을 전제로 한 문항 구성과 응답자 중 공원 방문 경험이 없는 비율(44.2%)이 높아 시민 공감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업 설계안에는 'ACC 문화전당역 유출 지하수를 활용한 도심 속 오아시스 조성'이 포함돼 있지만, 지하수 유량 감소나 고갈 시 실개천 유지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어 대체 수원 확보와 수질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시는 2025년 본예산에 시비 1억 1500만 원을 반영했고 19일 열릴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에 국비 1억 3100만 원을 추가로 요청할 계획이다.

그러나 ACC 부지 협의와 단체 간 공감대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예산을 선집행 하는 것은 행정 절차상 성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다은 의원은 "실개천 조성 사업은 단순한 친환경 사업이 아니라 5·18민주광장과 ACC를 잇는 역사·문화적 상징 공간 재편 사업"이라며 "시민의 신뢰와 참여 없이 추진되는 행정은 공감보다 반발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충분한 의견 수렴과 투명한 공론화를 거쳐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nofatejb@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