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설렘 속 수능 예비소집…선생님·후배 응원에 '눈물바다'(종합)

고사장 확인 후 환호·한숨 희비, 포옹하며 다독이기도
레드카펫 도열에 떼창 응원, 골든벨까지 등장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예비소집일인 12일 광주 서석고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긴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5.11.12/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광주·전북=뉴스1) 이승현 서충섭 임충식 기자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2일. 수험생들은 예비소집일을 맞아 긴장과 설렘, 응원 속에서 수험표를 받아들었다.

이날 광주 서석고등학교 3학년 4반에서는 수험표를 나눠준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24명의 시선이 일제히 칠판 쪽을 향했다.

이주앙 담임교사는 1년간 동고동락한 제자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며 눈을 맞추고 직접 자리로 찾아가 수험표를 나눠줬다.

수험표를 받은 학생들은 한동안 믿을 수 없다는 듯 수험표와 선생님을 번갈아 쳐다보기도 했다. 박형민 군은 "갑자기 심장이 너무 뛴다. 수험표를 받으니 실감 나지 않고 갑자기 떨리고 긴장된다"고 말했다.

고개를 떨궈 책상에 파묻거나 머리를 감싸 쥐고 소리치는 학생도 눈에 띄었다.

학생들은 서로의 수험표에 적힌 고사장 위치를 확인하고 같은 곳이면 환호를, 다른 곳이면 한숨을 내쉬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예비소집일인 12일 광주 서석고등학교에서 선생님이 수험생을 격려하고 있다. 2025.11.12/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자신과 같은 고사장인 친구를 찾기 위해 학교명을 말하면서 '손을 들어주라'고 외치는 학생도 있었다.

오승원 군은 "평소 긴장을 하는 스타일이다. 생전 처음 가는 장소에서 낯선 사람들과 시험을 치러야 한다는 걱정에 막막하지만, 그동안 열심히 했으니 후회 없이 끝까지 잘 치르고 오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수험표를 꼭 쥔 채 담임교사와 악수하거나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서로를 다독이는 모습도 보였다. 한 학생은 눈시울이 붉어졌는지 양손으로 얼굴을 잽싸게 가리기도 했다.

이 교사는 수험생들에게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을 전수하며 긴장감을 풀어줬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하루 앞둔 12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시험장을 확인하고 있다. 2025.11.12/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전북 전주 영생고등학교 강당에서 진행된 예비소집에 참석한 수험생들도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유의사항이 담긴 동영상을 집중해 보는 모습에선 비장함마저 엿보였다.

선생님들은 수험표를 건네며 "잘 봐", "긴장하지 말고" 등 진심 어린 응원의 말을 건넸다. 수험표를 쥔 임수빈 군은 "긴장은 된다. 하지만 저를 비롯해 친구들 모두 열심히 했다"면서 "수능에서 이 같은 노력이 빛을 발할 것이다. 믿는다"고 환하게 웃었다.

송재원 군은 "3년 동안 열심히 노력했다. 떨리기는 하지만 내일 자신감 있게 시험을 볼 예정이다"면서 "실수 없이 제가 가진 실력을 충분히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봉익 담임교사는 "아이들에게 '3년 동안 고생 많았다'고 말해주고 싶다"면서 "시험을 잘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선을 다해 후회 없이 봤으면 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운도 좀 따라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2일 광주 남구 설월여고에서 3학년 수험생들이 학생과 선생님 응원속에 '합격종'을 치며 교정을 나서고 있다. 2025.11.12/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광주 설월여고에서는 떠들썩한 응원전이 펼쳐졌다.

예비소집을 위해 고사장으로 향하는 고3 수험생들이 학교 밖으로 나오자 1, 2학년 후배들은 노래와 함께 함성을 질렀다.

레드카펫 좌우로 도열해 박수와 환호로 선배들을 응원했고 '선배님들 재수없어요', '너야 수능만점자' 등 응원 피켓에 수험생들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후배들은 "태양처럼 빛을 내는 그대여, 이 세상이 거칠게 막아서도, 난 너를 사랑해"(영화 '국가대표' OST)라며 '떼창'을 쏟아내기도 했다.

풍선으로 만든 개선문에 선 수험생들은 '수능 골든벨'을 힘차게 울렸다. '땡땡땡' 소리가 날 때마다 후배들은 "수능 대박, 파이팅"을 외치며 환호했다.

교사들도 나오는 학생 한 명 한 명과 모두 손을 마주치며 응원했다. 선생님이 스펀지 왕관을 씌워주고 "잘할 수 있어"라고 격려하자, 밝게 웃던 학생들도 금세 눈시울을 붉혔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2일 광주 남구 설월여고에서 3학년 수험생들이 후배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2025.11.12/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수험표를 받아 든 후 잔뜩 긴장한 수험생들은 교사들과 후배들의 진심 어린 격려와 응원에 만감이 교차한 듯 한참 동안 발을 떼지 못했다.

김민영 양은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힘을 북돋아 주고 감동적인 추억을 안겨주는 전통이 있어 좋다"고 말했다.

교사들도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30년간 교편을 잡은 위섭환 교사(60)는 "올해 수학이 어려울 것 같아 걱정이지만 다들 자기 목표를 이뤘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점점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지는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다 함께 뜻깊은 행사를 마련해 좋은 전통을 이어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