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가슴곰 93마리 서식 지리산, 곰 퇴치용 종 '베어벨' 설치
종소리로 사람 인기척 알려 탐방로 벗어나도록 유도
- 이승현 기자
(전북·전남·경남=뉴스1) 이승현 기자 = 일본에서 곰 습격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나와 국내에서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반달가슴곰 90여 마리가 살고 있는 지리산 국립공원 종주 능선에 곰 퇴치용 종이 설치됐다.
29일 국립공원공단 야생생물보전원에 따르면 최근 전북 남원의 지리산 국립공원 연하천 대피소~경남 산청군 세석 대피소 9㎞ 구간에 곰 퇴치용 종 '베어벨' 10대가 들어섰다.
이곳은 대표적인 지리산 종주 능선이자 등산객이 많은 곳으로 약 1㎞마다 금속 종인 베어벨이 설치됐다.
최근 일본에서 야생 곰에 의한 습격이 연달아 발생하고 단풍 등으로 가을철 탐방객이 증가하면서 혹시 모를 사고 예방 차원이다.
지리산과 덕유산에는 반달가슴곰 93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개체 수가 늘어 포화상태인 데다 61%인 57마리는 발신기를 부착했지만 수신되지 않거나 자연 출생 등으로 인해 사실상 추적이 불가능 한 상태다.
지난해 지리산에서 임산물을 채취하던 남성이 곰과 마주쳐 도망치기도 했고 각종 목격담이 잇따르면서 안전사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10년(2014~2023년)간 지리산의 반달가슴곰 위치 정보 3만여 건을 분석한 결과, 탐방로 1㎞ 이내에서 활동한 경우는 62.4%에 달했다. 100m 이내도 3.1%였다.
야생생물보전원은 금속 소리를 싫어하는 곰의 특성을 살려 베어벨을 설치했다.
종소리를 통해 곰에게 사람의 인기척을 알려 탐방로 인근에서 벗어나도록 유도하고, 등산객은 안전을 확보하는 용도다.
베어벨과 함께 안내판에 곰을 만날 경우 대피·행동 요령도 명시했다.
야생생물보전원은 올해 해당 능선에 10개의 베어벨을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탐방객들에게 작은 베어벨도 나눠주고 있다.
야생생물보전원 관계자는 "탐방로에서 반달곰을 마주칠 확률을 1년에 한번 꼴로 희박하다. 다만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라 연초부터 베어벨을 계획했지만 제작이 늦어져 이 시기에 설치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인카메라 등을 통해 반달곰 정보 수집을 하고 있다"며 "안전 사고 예방을 위해 샛길을 피하고 정식 탐방로를 이용해달라"고 말했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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