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들인 광주 광산구 공공 앱 '월곡톡' 4년간 이용자 고작 13명

2.5억 소모품 분실…감사원 '주의' 요구

광주 광산구청사 전경. (광산구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광주 광산구가 1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제작한 애플리케이션의 4년간 이용자가 13명으로 집계됐다. 제대로 된 관리와 운영을 하지 않고 앱과 연동할 장치를 분실하는 등 혈세도 낭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감사원과 광산구에 따르면 구는 2020년 국토교통부로부터 '생활밀착형 도시재생 스마트기술 지원사업' 일환으로 보조금 5억 원과 시비·구비 각 2억 5000만 원 등 총 10억 원을 교부받았다.

광산구는 이 비용으로 다수의 이주민이 살고 있는 월곡동의 공공 앱 '월곡톡'을 만들어 운용하기로 했다.

코로나19 당시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이기 어려웠던 만큼 앱을 통해 마을 내 의사소통과 안전·재난 대응·주차 등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광산구는 앱과 연동할 장치를 분실하는 등 제대로 된 관리와 운영을 하지 않은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다.

광산구는 사업지 내 어린이집 등 안전 취약계층과 원룸에 화재로 인한 사고 예방 등을 위해 설치하기로 한 공기질 센서 850대의 68%인 585대를 분실했다.

센서가 화재나 연기를 감시하면 앱으로 전송, 소방서와 연동되는 구조 등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공기질 센서를 대상지가 아닌 곳이나 우편으로 배부했고, 직접 센서를 설치하지 않고 주민에게 나눠주는 방식으로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

직접 설치가 확인된 센서는 110대뿐이었지만 준공 당시 714대의 센서를 설치한 것으로 부적정하게 처리했다. 설치비 또한 850대의 금액으로 처리했다.

공기질 센서는 1대당 설치비 5만 원을 포함해 20만 원으로 광산구는 총 1억 1700만 원의 예산을 낭비했다.

공유 주차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주차면 센서도 800개 중 392개(49%)를 잃어버린 것으로 감사 결과 확인됐다.

주차면 센서는 대당 34만 원으로 1억 3300만 원 상당이 버려진 셈이다.

광산구는 국토부로 현장 점검을 받고 앱 운영 관리가 미흡해 운영 정상화 방안을 시행하라는 요구를 받았음에도 사후 관리·감독을 하지 않았다.

그 결과 6개 언어로 만든 월곡톡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간 이주민 가입자가 13명에 그치는 등 제구실을 못해 광산구는 감사원의 주의 조치를 받았다.

광산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대면이 어려워 우편으로 공기질 센서를 배부했다. 분실이라고 보기 애매하다"며 "원룸이 많고 센서를 각 방 등에 설치하다 보니 직접적으로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주차면 센서는 외부에 설치해 잃어버린 것이 아닌 파손된 것"이라며 "센서 활용 등이 미비해 앱도 활성화하지 못했다. 새 방안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