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우치동물원, 국내 첫 붉은꼬리보아뱀 중성화 수술 성공

국제적 멸종위기종 복지 향상·전문의료 체계 강화 계기

광주 우치동물원 붉은꼬리보아뱀 중성화 수술.(광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News1 박준배 기자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광주시 우치공원 관리사무소는 우치동물원 진료팀이 국내 최초로 붉은꼬리보아뱀(이름 '태원', 국제 멸종위기종 2급) 중성화 수술에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수술은 1979년 이후 46년 만에 공식 보고된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사례로 파충류 의료 분야에서 학술 가치가 높은 성과로 평가된다.

붉은꼬리보아뱀은 난태생(알이 모체 안에서 부화한 뒤 태어나는 생식 방식)으로 한 번에 30~40마리를 출산한다.

수술 대상인 붉은꼬리보아뱀 '태원'은 불법 밀수돼 국립생태원에서 보호받던 개체로, 지난 4월 우치동물원으로 이관됐다.

현재 넓은 방사장에서 생활 중이지만, 기존 암컷 개체와 합사 과정에서 개체 수 조절이 필요해 중성화 수술을 시행하게 됐다.

뱀은 고환이 복강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 수술 난이도가 높다. 진료팀은 CT, X-ray 조영술, 초음파 등 정밀검사를 거쳐 수술을 진행했다. 마취 과정에는 국립생태원 동물복지부 진료 수의사들도 참여했다.

파충류는 횡격막이 없어 마취 중 사고 위험이 높지만, 진료팀은 IPPV(간헐적 양압환기 장치)와 마취 환자감시장치 등 전문 장비를 활용해 안전하게 수술을 마쳤다.

'태원'은 수술 후 2주간의 입원 치료를 거쳐 완전히 회복했으며, 현재 암컷 개체와 함께 파충류관에서 생활하고 있다. 시민들은 동물원에서 직접 관람할 수 있다.

우치동물원 진료팀은 이번 중성화 수술 사례를 국제 학술지에 논문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성창민 우치공원 관리사무소장은 "동물원 수술은 단순한 치료를 넘어 동물복지와 학술 발전, 생명 존중의 가치를 담고 있다"며 "이번 성과를 계기로 전문 의료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nofatejb@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