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기념 조도면민 체육대회' 79년째 개최

6·25전쟁 때 외엔 한 번도 쉰 적 없어…주민 주도형 체육대회

'제80주년 광복절 기념 제79회 조도면민 체육대회'에서 조도농악보존회 회원들이 길놀이를 하고 있다.2025.8.15/뉴스1 ⓒ News1 조영석 기자

(진도=뉴스1) 조영석 기자 = 광복 80주년인 올해까지 79년째 광복절 기념 면민 체육대회를 개최해 온 섬마을이 있다. 전남 진도군 조도면에서 1945년 우리나라가 광복된 첫해부터 지금까지 매년 광복절에 기념 체육대회를 개최해 오고 있는 것이다.

1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조도면민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지난 15~16일 이틀 동안 조도초등학교 일원에서 '제80주년 광복절 기념 제79회 조도면민 체육대회'를 개최했다.

조도면민들의 광복절 기념 체육대회는 6·25 전쟁이 발발한 1950년을 제외하고 지금껏 단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매년 열렸다. 2019년 말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해 전 세계가 빗장을 걸어 잠근 2020년과 2021년 광복절에도 각각 49명의 한정된 인원들이 모여 마스크를 쓰고 만세삼창과 간단한 체육행사를 치렀다고 한다.

조도면민 체육대회는 주민들이 십시일반 기금을 모아 행사 전반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주민 주도형 체육대회다. 작은 섬마을에서 개최하는 행사이지만 그 열정과 자긍심만큼은 남부럽지 않다.

이 행사엔 35개 유인도로 구성된 모든 섬마을 사람은 물론, 서울·부산 등 전국 각지의 '조도향우회'를 비롯한 출향인사들도 빠지지 않고 참가하고 있다.

특히 체육대회가 열리는 날 할아버지·할머니가 곱게 차려입고 손자·손녀와 함께 행사장을 찾고, 동네 이장단과 노인회, 부녀회 가릴 것 없이 참가하는 등 조도면의 가장 큰 축제 한마당이 펼쳐진다.

올해 제79회 체육대회는 마을 선수단 43개 팀과 주민 800여명이 참가했다. 행사엔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김희수 진도군수, 박금례 진도군의회 의장, 김인정 전남도의원을 비롯해 각급 기관·단체장도 자리했다.

행사에선 조도농악보존회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축구, 배구, 윷놀이, 줄다리기, 미니 마라톤, 육상 등 경기가 개최됐다. 일반 주민이 참여하는 낚시걸이, 신발 던지기, 제기차기 등 부대행사도 함께 열렸다.

행사 이튿날엔 조도의 관문인 창류항 어류포광장에서 해변 가요제도 열렸다.

박 의원은 이번 대회 인사말을 통해 "올해가 광복 80주년인데, 조도면민들이 광복절 기념 체육대회를 79년째 개최하고 있는 것은 주민들의 애국심과 자긍심이 그만큼 깊고 크다는 방증"이라며 "조도와 진도를 잇는 신조도대교 건설 등 조도 발전으로 주민들의 "애국심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세월호 사건 때 조도면민들이 국민적 창구가 돼 가장 큰 일을 했으나 오히려 관광산업은 뒷걸음치는 등 피해를 보고 있다"며 "조도가 살아야 진도가 산다는 믿음으로 조도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kanjo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