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미래 성장동력 '유럽공장 건설'…없던 일로?
광주공장 화재 이후 논의 잠잠…연 관세 부담 1300억
업계 "광주공장 기능 최소화·유럽공장 건설 추진 예상"
- 박영래 기자,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박영래 이승현 기자 = 올 5월 발생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사고를 기점으로 유럽공장 건설 논의가 사실상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7일 금호타이어와 산업계에 따르면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는 광주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하기 한 달 전인 지난 4월 15일 "유럽 신공장 건설은 반드시 추진하며 현재는 그 시기를 조율하는 단계"라고 밝혔었다.
당시 그는 "폴란드, 세르비아, 포르투갈 3곳 중 하나를 선택해 유럽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며, 자금 조달 방안은 금리나 현지 조건을 고려해 최적의 조건을 마련할 것"이란 구체적인 계획안도 제시했다.
유럽공장은 국내 3개 공장을 비롯해 중국, 미국,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금호타이어의 9번째 생산 거점으로 건설 초기 연간 600만본에서 최대 1200만본까지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계획이었다. 연간 1200만본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올해 생산 목표와 맞먹는 규모다.
금호타이어가 이처럼 강력하게 유럽공장 건설 추진계획을 밝혔지만 5월 17일 발생한 광주공장 화재를 기점으로 유럽공장 건설 논의는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모양새다.
특히 금호타이어 노사가 7월 30일 △올해 내 광주1공장 하루 6000본 생산 △함평 신공장 1단계 연 530만본 생산 목표로 건설 등을 담은 광주공장 재건 합의안에 서명했지만, 유럽공장 건설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졌다.
업계에선 '광주공장 재건과 관련해 노동조합이 국내 생산공장에 대한 우선 투자와 생산 역량 확대를 강력히 요구하면서 유럽공장 건설 병행을 주장한 회사 측 목소리가 일단 후퇴한 것 같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광주공장 기능 축소, 유럽공장 건설'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작년 기준 금호타이어 매출의 26.6%를 차지하는 주요 시장은 바로 유럽이다. 이 때문에 유럽 현지 공장 설립이 현실화하면 금호타이어는 현지에서 직접 타이어를 생산, 공급해 유럽 내 점유율 확대와 물류비 절감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호타이어가 지난달 30일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진행한 올 2분기 경영실적 발표(컨퍼런스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월 100억 원, 연간 1200억~1300억 원 규모의 관세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따라서 유럽공장이 EU 회원국 내 세워지면 EU 회원국의 단일시장 형성으로 무관세와 서비스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선 '광주공장이 금호타이어 전체 생산의 22%를 차지하는 핵심 시설이고, 고부가가치 전략제품인 고인치·고성능 타이어 생산의 중심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유럽 공장 건설이 향후 금호타이어의 글로벌 경쟁력 회복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한 산업계 전문가는 "일단 노사합의서에 유럽공장 건설 부분은 빠져 있지만 금호타이어 입장에서는 광주공장의 기능은 최소화하고 유럽공장 건설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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