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 논쟁에 훼손 광주 '정율성 흉상' 2년 만에 복원되나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 "중국 총영사관 요청…민간교류 상징"
-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훼손 우려로 철거·보관돼 온 광주 남구 정율성 흉상이 약 2년 만에 복원 논의에 들어갔다.
김병내 남구청장은 1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흉상을 깨끗하게 보관 중이며 9월쯤 다시 세우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구청장은 "중국을 적대국가로 보지 않는 이상 민간 교류 차원에서 지켜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 광주총영사관에서 흉상이 없는 모습을 보면 국제적 외교 문제로 비칠 수 있으니 복원해달라는 구두 요청이 있었다"며 "흉상은 남광주JC와 중국 광주시 제시가 함께 세운 민간 교류의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훼손 관련자 법원 절차가 진행 중이고 국민신문고에도 관련 민원이 접수돼 있어 복원 시기나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남구 관계자는 "중국 총영사관 요청은 6월까지 중국인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상황에서 관광 활성화를 위한 논의 차원일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로서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전했다.
정율성은 광주 출신으로 항일단체 조선의열단에서 활동했고 중국 3대 음악가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그가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을 작곡한 이력 때문에 지난 2023년 보수진영과 국가보훈부는 기념사업 중단을 요구했다.
정율성 흉상은 2023년 10월 보수계 인사 A 씨가 밧줄로 차량에 연결해 끌어내리는 방식으로 훼손됐다. 복원 13일 만에 같은 방식으로 재차 파손되면서 기단 일부까지 부서졌다. 반복 훼손으로 손상 우려가 커지자 남구는 안전한 장소로 옮겨 임시 보관 중이다.
한편 남구는 훼손 사건 이후 2008년부터 사용 중인 '정율성로' 도로명 변경 등도 검토했으나 주민 투표에서 80%가량이 유지를 선택해 행안부의 명칭 변경 권고에 불수용 입장을 공식 전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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