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어메' 이명자씨, 이 대통령에 편지…"조국 사면·복권해야"

전 오월어머니회장…"새 정부가 어머니의 품 되어달라"

이명자 전 오월오어민회 회장이 '조국 전 혁신당 대표 사면복권'을 건의하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이명자 전 회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5·18 사형수' 고(故) 정동년 선생의 부인 이명자 전 오월어머니회장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사면·복권을 호소했다.

이 전 회장은 30일 이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 서신을 통해 "윤석열 검찰정권의 정치적 희생자들을 하루빨리 복권하고 억울하게 꺾인 삶을 다시 세워달라"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서한에서 "잔혹한 권력에 의해 한순간에 가족을 잃고 말로 다할 수 없는 한을 가슴에 품은 5·18 어메"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시대의 깊은 아픔에 연대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또다시 이전 정권의 폭력으로 삶이 무너져버린 이들이 눈에 밟힌다"며 "군부 독재 정권을 떠올리게 하는 검찰 정권이 놓은 덫에 수많은 이들이 희생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전 회장은 "정치적 목적으로 뒤집어씌운 죄목들로 고통 속에서 옥살이를 견디고 있는 이들이 있다. 그들의 명예를 하루빨리 회복해 달라"며 "이재명 대통령님의 손으로 희망의 싹을 심어주시길 바란다. 그 시작은 억울하게 꺾인 삶을 다시 세우는 사면과 명예 회복이라 여긴다"고 했다.

그는 "이 대통령도 정치적 덫에 걸려 무도한 권력의 희생양이 됐던 시절이 있었다. 그 고통의 자리에 조 전 대표 또한 함께 있었다"며 "조 전 대표도 검찰 권력이 할퀴고 간 참혹한 시대의 증언자다. 그의 존재는 역설적으로 이전 권력의 부당함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검찰 정권이 빌린 법의 올가미로 이들을 묶어두지 말고 이 대통령이 직접 이들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길 바란다"며 "새 정부가 시대의 상처를 끌어안는 어머니의 품이 되어달라"고 호소했다.

이 전 회장의 남편 고 정동년 전 518 기념재단 이사장은 1980년 5·18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내란음모 사건'의 공범으로 몰려 사형선고를 받았던 인물로, 평생 5·18 진상규명과 명예 회복에 힘썼다.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가 2024년 2월 14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고 정동년 전 5.18기념재단 이사장 묘비를 닦고 있다.(조국혁신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nofatejb@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