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용차 사고낸 시장 비서실장, 거짓 해명 후 휴가 갔다…여수 부글부글

사적 사용하다 교통사고에도 '쉬쉬'…지역 각계 비판
"상시 배차허가 없이 다녔을 가능성…철저 조사 필요"

전남 여수시청 전경. 뉴스1

(여수=뉴스1) 김동수 기자 = 전남 여수시가 <뉴스1> 보도로 알려진 시장 비서실장의 '관용차 사고'에 침묵하면서 비판 여론이 들끊고 있다.

각종 의혹과 '거짓 해명'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비서실장은 별다른 해명 없이 재차 휴가를 내면서 여수시가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영규 여수시의회 의원(전반기 의장·6선)은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시장의 최측근인 비서실장이 배차 신고도 없이 관용차를 몰래 타고다니다 교통사고를 내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시가 이 중대한 사안을 한 달 가량 철저히 함구하고 은폐하다 언론보도로 들통이 났다"며 "사고를 시민들에게 자세히 알리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비서실장은 배차도 사후에 이뤄졌고 당초 언론 해명(집에 둔 휴대전화를 가지러 시청을 빠져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사고)과 다르게 당일 시청 차량 출입기록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거짓 해명'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며 "평소에도 상시로 배차 허가없이 타고 다녔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정기명 시장은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도 해명과 재발 방지 대책 없이 일본으로 훌쩍 떠났다"며 "이번 사건을 소상히 알리고 관련자 징계, 시장 입장 표명, 공개 해명 등 즉시 답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정기명 여수시장 비서실장이 몰다 사고낸 관용차.(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비서실장을 조사하고 있는 시 감사실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뒤따른다.

김대희 여수YMCA사무총장은 "감사실은 읍면동과 산하기관을 제외하면 본청 감찰에는 사실상 '무기능' 상태"라며 "시장 정무라인의 이권 개입 등 논란이 지속됐고 이번을 계기로 감사실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찾도록 철저한 조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수시 관계자들도 "개인의 한 사람으로 더이상 조직 전체가 피해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관련 부서들도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비서실장의 진정성 있는 해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김 비서실장은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4일간 개인사정으로 휴가를 내고 전날 복귀했으나 25일까지 3일간 재차 휴가를 떠났다.

김 실장은 업무상배임 등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고, 시청 감사실은 관용차를 사적으로 사용했는지 등 사실 관계 여부를 파악 중이다.

앞서 김 실장은 지난 5월 12일 오전 8시쯤 선소대교 인근 도로에서 관용차(전기차 아이오닉)를 몰다 좌회전 자동차와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 실장은 2022년 6·1지방선거 당시 정기명 시장 캠프에서 활동했고 정 시장이 당선된 뒤 여수시장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냈다. 같은해 11월 별정직 6급 상당 비서실장에 임명됐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