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생양파 수확 시작됐는데…가격 반토막에 농민들 울상

생산량 늘었지만 소비 위축…5월 가격 절반 수준으로
3월 가격 치솟자 정부 저율관세할당 서둘러 수입 작용

2일 양파 최대 주산지인 전남 무안군 운남면 양파밭에서 농민들이 양파수확에 구슬땀을 흘리고있다. 2024.6.2/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무안=뉴스1) 김태성 기자 = 전국 최대 양파 주산지 전남 무안에서 조생양파 수확이 시작된 가운데 갑작스러운 가격 폭락으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3~4월 유지되던 가격이 5월 들어 급격히 떨어진 데는 기상여건 등이 좋아 생산량이 증가한 반면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부진과 함께 농식품부가 서둘러 양파를 수입하는 등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소비 촉진, 수매비축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농민들은 양파 재배 농가를 위해 신속한 시장격리 등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2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거래를 마친 양파 평균 도매가격(1kg, 상품)은 623원으로, 전년 동월(1150원) 대비 절반으로 떨어졌다. 평년 가격(85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2025년산 조생종 양파 출하가 본격 시작되면서 공급량은 늘었으나 경기침체 등으로 소비가 뒷받침되지 못한 이유다.

지난 3월 기온저하로 생육이 지연됐으나 기상 여건과 병해충 감소로 인해 양파 생산량은 증가했다.

조생종 양파 생산량은 전년 대비 9.2% 증가했고 중만생종 양파도 재배면적은 감소(전년비 4.0%↓)했지만 생산량은 증가(전년비 7.5%↑)해 전년 대비 3.2% 늘어난 109만톤이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양파 순별 공급량 전망에 따르면 중만생종의 경우 수확기(6~7월)부터 저장 출하기(8월~익년 3월)까지 전년 대비 약 3만 4000톤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가에서는 이같은 양파 가격 폭락이 지난 3월 양파 시세가 1500원을 넘어선 이후 정부가 추진한 TRQ(저율관세할당) 양파 수입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는 TRQ 물량 2만 645톤 중 3차분 1만 645톤을 바로 국내에 수입했다.

홍영신 한농연 전남도회장은 "날씨 영향으로 조생종 양파 생육 상태가 좋지 못해 피해를 본 농가들이 많은데, 중·만생종 가격마저 지금 상황이 유지된다면 생산 농가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양파 재배 농가를 위해 신속한 시장격리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양파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전년대비 증가분 3만 톤을 우선 수매비축하고 자조금 단체와 협의해 자율적으로 품위저하품 물량 4000톤을 출하 억제해 과잉 물량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중생종 양파 3000톤도 농협이 수매해 출하를 연기해 홍수출하를 방지하고 할인 지원을 통해 소비 촉진에 나선다.

무안군도 최근 김산 군수 주재로 관련 부서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양파 수급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

주요 대책으로는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기관 양파 수급·가격 안정 정책에 적극 대응 △'맛뜰무안몰' 할인행사, 소비 촉진 활동 전개 △현장 생육·수급 동향 지속적인 모니터링 통한 신속 대응 등이다.

김산 군수는 "최근 양파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들을 위해 관계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수급 안정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무안군 차원의 소비 촉진과 가격 안정화 지원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hancut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