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부터 투표까지…광주시 청사 '외벽 현수막' 소통 눈길

'투표가 힘입니다', '한강 고맙다' 시대정신 담은 문구
딱딱한 형식 탈피한 감성 문구로 '시민소통행정' 주목

광주시청 외벽에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 문구를 새긴 현수막이 걸려있다.(광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5.29/뉴스1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광주시가 간결하지만 울림 있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통해 시민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감성 행정'을 펼치고 있다.

29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부터 최근 투표 독려까지 다양한 현수막을 청사 외벽에 걸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강, 고맙다 기쁘다! 5월, 이제는 세계정신!'이라는 문구를 통해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작가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5월, 이제는 세계정신'은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오월 정신을 세계로 확산시켜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공유하려는 광주시의 의지를 담았다.

지난 1월 14일 설 연휴를 앞두고는 광주시청과 전일빌딩245 외벽 등에 '당신이 일어설 날입니다'라는 현수막을 걸었다.

지난해 겨울 '12·3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까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시민에게 용기와 희망을 북돋우며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자는 연대의 의미를 담았다.

올해 오월 주간을 앞두고는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 속 문장인 '당신이 나를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끌고 가기를 바랍니다'라는 글귀를 담은 현수막을 걸었다.

5·18의 아픔을 기억하고, 당시 희생된 수많은 '소년'의 넋을 기리는 한편 과거의 어둠을 딛고 미래로 나아가고자 하는 시민들의 염원을 표현했다.

최근 대선을 앞두고는 '투표가 힘입니다'라는 문구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며 민주시민으로서 권리와 책임을 강조했다.

광주시의 이 같은 현수막 홍보는 딱딱하고 형식적인 행정 홍보의 틀을 깨고 시민들에게 더욱 친근하고 효과적으로 다가가려는 노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수막을 본 시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힘이 난다" "우리에게 필요한 말"이라고 호응했다.

박광석 대변인은 "현수막은 시민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소통할 수 있는 효과적인 매체"라며 "단순히 정책 내용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시대정신을 담은 메시지를 통해 시민들에게 울림을 주고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광주시청 외벽에 걸린 현수막.(광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5.2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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