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개석 피난박스', 대만해협 건너 광주까지
민종기 한중고미술 전승진흥원장 150점 소장
일부 진위 논란에도 "진품 피난박스 상당수"
- 조영석 기자
(광주=뉴스1) 조영석 기자 = 광주의 한 고미술 수집가가 중국의 2차 국공내전 당시 장개석 국민당 정부에 의해 대만으로 옮겨지던 이른바 '장개석 피난박스 도자기'150여 점을 수집, 소장하고 있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보유자는 전남 화순군 부군수와 전남도의회 의정지원관(국장급)으로 정년퇴직 후 현재 한중고미술 전승진흥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민종기 씨(70).
민 원장은 20여 년 전 목포에서 해운업을 하던 임모 씨(작고)의 아들로부터 장개석 피난박스 도자기 200점을 구입, 현재 150여점을 수장고에 보관하고 있다며 실물을 뉴스1에 공개했다.
'장개석 피난박스'는 중국의 국공내전 당시 북경 고궁박물원에 소장돼 있던 송,원,명,청나라 시대의 보물급 도자기를 중국 각지에 이전 보관하기 위해 제작된 포장 박스를 말한다.
피난박스는 중국 고궁박물원에서 약 1만9000 박스를 제작했으나 국공내전과 중일전중 중에 3000여 박스가 분실, 이 가운데 일부가 한국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민 원장의 주장이다.
민 원장이 소장하고 있는 장개석 피난박스 도자기는 청나라 법랑채 20여점과 원나라 시절 청화와 유리홍, 오채 등 80여점, 명나라 시절의 청화와 오채 50여점이다. 청 법랑채는 진품일 경우 세계 유명 경매시장에서 1개 가격이 수 억 원을 호가한다. 따라서 150점 모두 진품이라면 호가 자체가 사실상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국내 고미술계에서는 이러한 장개석 피난박스에 대한 진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들 피난박스가 가짜나 신작을 오래된 기물처럼 속이는 일명 '작구'처리 도자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대해 민 원장은 "최근들어 국내에 작구처리된 가짜 장개석 피난박스가 많이 돌아다니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개중에는 중국에서 흘러나온 진품 장개석 피난박스도 상당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고 했다.
민 원장은 이들 피난박스에 담긴 도자기의 진품여부를 가리기 위해 일부 도자기를 한국미술감정원에 감정의뢰한 결과 '진품'소견을 받았다며 소견서를 내보였다. 그는 본인도 고미술감정가이지만 감정의 객관성과 신뢰성 확보차원에서 한국미술감정원에 감정의뢰했다고 말했다.
민 원장은 이러한 진품 소견을 토대로 지난 2023년 중국 강남 디지털박물관과 한국의 재향군인회 성격인 중군만우실업을 방문,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협약에서 민 원장은 이들 기관에 도자기 일부를 기증키로 하고 대신 중국 항주시 강남디지털박물관측은 '민종기 특별전시관'을, 중군만우실업에서는 베이징 국제공항인근에 경매와 전시 시설을 갖춘 특별전시관을 개관키로 했다.
민 원장은 조선시대 사육신과 생육신의 친필문서와 암행어사 처분문서, 애국지사 유묵 등 국내 고문서와 서화 1만여 점을 비롯해 중국 고대 황실 도자기와 고서화, 흑피옥 1만2000여점, 일본 고서화 1200여점도 소장하고 있다.
한편 민 원장은 2015년 전남 고흥군과 유물대여 계약과정에서 중국 도자기 진위 여부를 둘러싼 논란에 휘말려 10여 년 간 법정공방을 벌인 끝에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1심, 2심에 이어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아 전국적 관심을 끌기도 했다.
민 원장은 "수집한 수많은 고미술품은 단순한 장식품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대중과 공유할 때 참된 가치를 갖게 된다"며 "고미술의 가치를 알고 이를 지역의 소중한 자원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자치단체와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kanjo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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