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까지 바닷물 차올랐는데…지자체 '대피 권고' 왜 없었나?
새벽 바닷물 덮친 진도 마을, 주민들이 직접 구조 신고
'해일 주의' 통보에도…이상기후 못 따라가는 재난 지침
- 이승현 기자, 박지현 기자
(진도=뉴스1) 이승현 박지현 기자 = 위험 상황을 전파하는 자연재난지침 기준이 급변하는 기후 변화를 따라가지 못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전남 진도군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1시 40분쯤 진도군 의신면의 한 마을 주택 4채가 침수됐다.
소방당국은 "바닷물에 집이 잠겼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스리랑카 국적 부부와 8개월 신생아 등 3가구 6명을 구조했다. 다른 주택에 있는 어르신들도 마을회관으로 대피시켰다.
이들은 "순식간에 바닷물이 가슴까지 차올랐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진도에는 당시 오전 1시 30분을 기해 폭풍해일주의보가 발효됐었고, 인근 해수면 높이는 4.3m, 파고는 2.3m로 높게 일었다.
광주지방기상청은 이달 초부터 급격한 기압 변동으로 해안에 피해를 줄 수 있는 기상해일 발생 가능성 사전 분석 정보를 각 지자체에 통보하고 있다.
당일에도 주의보 발효 전 기상통보문을 발송하고 전화로 진도군과 소통하며 해일 발생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주민들에게 대피를 권고하는 긴급재난문자는 발송되지 않았고 별도의 피해 예방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주민들은 직접 구조 신고를 해야 했고,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될 때까지 불안에 떨어야만 했다.
해일 등 풍수해는 재난안전지침에 따라 관심, 주의, 경계, 위험 단계로 구분된다.
관심 단계에서는 현장 예찰 활동이 이뤄지고, 주의 단계에서는 자연재해 대응을 위한 유관기관 간 협력 강화 조치가 취해진다.
당시 진도의 조수 관측소는 해수면 높이가 높게 기록되지 않았고 관련 기록 등의 종합 검토에도 '관심 단계' 수준에 달하지 않아 관련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게 진도군의 설명이다.
진도군은 저기압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동한데다 만조와 풍랑까지 겹치면서 파고가 급격히 상승해 피해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진도군 관계자는 "관심 단계에 조차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피해가 발생했다"며 "물에 잠긴 주택이 저지대에 위치해 있고 각종 기상상황으로 이례적인 피해가 있었다"고 말했다.
극단적 기온 변화, 너울성 파도, 해수면 상승 등 기후 이상 현상의 일상화에 맞춘 지자체 재난안전대응지침 강화가 요구되는 이유다.
진도군 관계자는 "해일 피해 방지를 위해 앞으로는 CCTV 관제센터에 협조를 구하고 위험성을 집중적으로 확인해 즉각 조치하는 대응책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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