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8만원 맞춤 양복' 뇌물수수 혐의 이상익 함평군수 무죄(종합)

재판부 "대가성으로 양복 지급 인지했다고 보기 어려워"
관여 브로커는 벌금 700만 원…뇌물 공여자 재판 불출석

이상익 전남 함평군수.(함평군 제공)/뉴스1

(목포=뉴스1) 최성국 기자 =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상익 전남 함평군수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목포지원 형사2단독 김연주 부장판사는 13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이상익 함평군수(69)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군수와 함께 기소된 브로커 A 씨(88)는 벌금 7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뇌물을 건넨 B 씨는 재판에 불출석해 분리 선고를 받게 됐다.

이 군수는 2020년 4월 함평군수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직후 하수관로 정비공사 수의계약을 청탁한 B 씨로부터 888만원 상당의 맞춤양복 구입비를 대납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B 씨는 수백억원 상당의 하수관로 정비사업에서 관급자재 납품을 수주할 수 있도록 중개인에 부탁하고 뇌물로 양복값을 대납한 혐의(뇌물공여 등)를 받는다.

A 씨는 이 군수를 소개하는 대가 명목으로 B 씨에게 150만원 상당의 양복을 얻어 입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다.

이 군수는 "양복값을 대납받은 적이 없다"며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해왔다.

검찰은 이 군수의 범행이 인정된다며 징역 1년 6개월과 벌금 2000만 원을 구형한 바 있다.

김연주 부장판사는 "이 군수에 대한 수사는 양복을 맞춘 지 1년이 넘은 시간 후 수의계약을 받지 못한 B 씨의 토로를 들은 지인의 고발로 인해 진행됐다.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군수가 대가성으로 양복을 받았다는 것을 인지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군수의 자녀가 받은 양복티켓 또한 수사기관에 제출됐을 당시 사용 유효기간이 지나고 미사용된 상태였다. 이 군수가 직무 관계를 이용해 맞춤형 양복을 뇌물로 수수했다고 볼 수 없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A 씨에 대해선 유죄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봤다.

김 부장판사는 "A 씨는 이 군수의 선거대책본부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군수 직무의 공정성과 불가매수성을 훼손한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다만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 수의계약은 진행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벌금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선고 이후 이상익 군수는 "재판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린 것"이라며 "잘못하지 않은 일을 잘못했다고 기소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