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기억 없는 청소년들에 '안전 사회' 물려주길" 상주모임
[세월호 10년] 추모공간 통해 청소년 '추모·안전' 교육
"진상규명 우선과제…기억관 존치 등 후속 정책 뒷받침돼야"
- 이수민 기자, 이승현 기자,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이승현 박지현 기자 = "현재 위치에서 절대 이동하지 마세요."
지난 2014년 4월 16일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세월호에서는 "움직이지 말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지시한대로 따른 결과 참사 희생자 304명 중의 83%가 학생이었다.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이 흐르는 시간 속에 세월호 참사가 잊히지 않도록 청소년 교육에도 힘을 쓰는 이유다.
정민기 씨(48)는 10년째 청소년에게 세월호와 관련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세월호의 기억이 없는 청소년들의 경우 자신의 문제로 접근하지 않는다는 점에 안타까움을 느껴서다.
그는 매년 4월이 되면 사회참여와 관련한 활동을 비롯해 추모제 사업을 위한 청소년 위원회를 꾸린다. 세월호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상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의견을 내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그저 '말 잘 듣고 공부 잘하는 학생'을 위함이 아닌 생명과 안전이라는 지향점이 추가된 것이다. 활동 이후 청소년들은 변화는 즉각적이다. 단순히 남의 일로 치부하는 것이 아닌 '나의 안전 문제'로 접근하고 행동한다.
상주모임이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10년째 마련하고 있는 시민 분향소도 지향점이 같다. 참사의 아픔이 녹아 있는 진도 팽목항과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신항뿐만 아니라 시민 접근성이 높은 곳에 이런 시민 분향소가 있어야 청소년들이 주체적으로 '추모와 안전'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진도 팽목항 기억공간조차 사라질 위기에 놓일 정도로 녹록지 않다.
2014년 참사 당시 임시안치소가 있던 자리에 팽목항 분향소가 세워졌고, 10년이 지난 지금은 '팽목기억관'이 있다. 진도군에서는 해당 자리가 여객선과 화물컨테이너선 부두의 주차장이기 때문에 철거해 달라고 요구해왔다.
다행히 진도군은 지난 15일 팽목항에 '4·16기억공간' 조성 부지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국가의 적극적인 진상규명 의지 부족은 매년 반복되는 지적점이다.
이들은 유가족을 비롯해 시민들이 사고와 구조미흡 등에 대한 명확한 원인을 납득할 수 있고, 관련 책임자들이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 비로소 진상규명이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박미자 세월호시민상주모임 활동가(54)는 "팽목항은 희생자들이 뭍으로 올라와 가장 먼저 가족들과 만난 곳으로 존치해야 할 책무가 있다"면서 "기억공간 조성 사업 등 안전 사회 건설을 위한 후속 정책들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가가 의지가 있었다면 4~5년도 안 되는 시간에 모든 원인이 규명이 됐을 것"이라며 "특별조사위원회, 선체조사위원회,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등 3번의 활동을 하는 동안 밝혀내지 못한 것은 강력한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문은미 활동가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야 안전한 사회로 갈 수 있다"며 "책임 소재 등이 밝혀지지 않으면서 이태원 참사, 오송 참사 등이 연이어 발생하는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를 강조했다.
정민기 활동가는 "아직도 명확하지 않는 세월호의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묻는 것이 과제"라며 "이런 선행과정이 이뤄져야 청소년 세대에, 후대에 우리가 느끼는 아픈 기억을 물려주지 않을 수 있다. 10년이 됐다고 잊으면 우리는 또다른 세월호를 겪을 수밖에 없다. 아직도 세월호는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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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국민들에게 '세월호'는 '노란 리본'이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탑승자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의미이자 상징이다. '아직도'가 아닌 '여전히' 노란 리본의 봄을 잊지 않고 있는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을 들여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