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나주 SRF발전시설 가동반대 명분 부족하다

법적 명분 없고 환경오염 우려 이유도 설득력 떨어져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 ⓒ News1

(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 = '행정'의 사전적 의미는 '법 아래서 법의 규제를 받으면서 국가 목적 또는 공익을 실현하기 위해 행하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국가 작용' 이렇게 요약된다.

지방자치단체가 행정을 적용하는 범위 역시 법과 원칙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작용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벌어진 전남 나주 SRF열병합발전 시설 가동을 둘러싼 논쟁을 들여다보면 앞서 언급한 행정의 적용 범위를 잘못 해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4년여 동안 지역사회에서 극심한 갈등을 빚었던 나주 SRF열병합발전 시설은 지난 26일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발전소 가동 소식이 알려지면서 발전소가 자리한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주민 일부가 몰려가 가동에 항의했고, 강인규 나주시장도 현장을 찾아 "무책임한 발전소 가동 강행을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지방행정을 집행하는 기관인 나주시의 대처를 보면 법과 원칙에서 벗어났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당장 법적인 측면이다.

2020년 11월16일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이전기관 노조 협의회와 SRF 저지 나주시민 비상대책위원회가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SRF발전소 가동을 반대하는 차량 집회를 열고 있다.2020.11.16/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난방공사의 발전소 가동이 불법이고 위법한 행위라면 나주시는 시정명령이나 보완명령을 내려야 한다.

상황이 다급하다면 법원에 '가동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면 된다. 시간이 다소 걸리지만 영업정지나 과태료 처분도 나주시가 할 수 있는 행정행위다.

"SRF발전소 가동 강행은 공기업으로써 공공의 이익은 안중에도 없는 무책임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현재 법원에서 'SRF열병합발전소 사업개시신고 수리 거부 처분'에 관한 항소심을 앞둔 가운데 쓰레기 연료를 활용한 발전소 가동은 옳지 않다"는 나주시의 입장에는 명분이 없다.

"지역사회와 주민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상황에서의 가동 강행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 역시 억지이자 행정기관의 겁주기라는 느낌이 든다.

2년여 동안 민관 거버넌스를 통해 수도 없이 이야기하고 환경영향조사까지 거친 사안을 두고서 또다시 지역사회와 공감대 부족을 이야기 하는 것도 공감을 얻기는 힘들다.

한술 더 떠 전날(27일) 김영록 전남지사가 내놓은 관련 성명도 반대할 명분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지사는 성명에서 "주민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법원의 1심 판결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발전소 가동을 시작한 것에 대해 단호히 반대합니다"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행정의 무능과 무책임을 그대로 드러낸 표현임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아무런 법률적 근거 없는 광역지자체장의 무책임한 발언이다는 비난도 나온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선심성 발언이란 해석도 낳고 있다.

"빠른시일 내에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산업부 주도로 새로운 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하는 것이무엇보다 시급합니다"라는 김 지사의 발언 역시 정부에 공을 떠넘기는 무책임의 발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나주 SRF(고형폐기물연료) 열병합발전소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민‧관 협력 거버넌스 위원회'. ⓒ News1

법적인 부분과 함께 환경오염물질 배출을 이유로 발전시설 가동을 반대한다는 목소리 역시 설득력은 약하다.

SRF는 미래에너지원으로 이미 유럽과 미국 등에서 인정을 받았고 SRF발전이 태양광이나 풍력보다 더 친환경적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 2017년 12월 나주시가 한국지역난방공사를 상대로 '나주 열병합발전소 가동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법원이 기각한 사례나, 지난 4월 '나주 SRF열병합발전 사업개시 신고 수리거부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인 난방공사의 손을 들어준 사례가 이를 잘 증명한다.

2017년 소송 당시 재판부는 "국내든 해외든 상관없으니 SRF 연료를 사용하면서 발암물질 배출이나 환경오염 사례가 있으면 제출해 달라"고 나주시에 요구했지만 국내외 어디서도 그같은 사례는 찾을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소송에서도 재판부가 "나주시가 사업개시신고의 수리를 거부할 '중대한 공익상 필요성'도 인정되지도 않는다"는 부분도 이를 잘 설명하고 있다.

환경단체들 역시 넘쳐나는 생활폐기물의 궁극적인 해법은 배출하지 않는 것이지만 현실적인 해법은 SRF를 통한 소각 뿐이라는 입장이다.

'고형 폐기물 연료'로 불리는 SRF는 배출하는 생활폐기물 가운데 불에 타는 종이나 목재, 비닐류 등 가연성 물질만 걸러내 건조와 성형과정을 거쳐 만든 고효율 고체연료를 말한다. 발열량이 높은 재료로 이뤄져 불에 태울 때 고른 화력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전용발전소, 산업용 보일러 등에서 다양하게 이용된다.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주민 수용성 확보'를 필수요소로 두면서 전국 곳곳의 SRF발전 사업장이 시끌하다. 하지만 법과 원칙, 명분이 없는 반대운동은 설득력이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