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나주 혁신도시 공기업 노조의 '확증편향'
- 박영래 기자

(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 = 요새 대한민국 사회를 진단할 때 자주 등장하는 용어 가운데 하나가 '확증편향'이다. 사전적 의미는 자신의 가치관, 신념, 판단 따위와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하고 그 외의 정보는 무시하는 사고방식을 일컫는다. 보다 정확한 표현은 '확증편향의 오류'다.
최근 나주 SRF(고형폐기물) 열병합발전 가동 저지운동을 벌이고 있는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노동조합 협의회', 이른바 '광전노협'의 행태에 들어맞는 표현인 것 같다.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에 전기와 열원을 공급하기 위해 건설한 나주 SRF 열병합발전시설은 2017년 9월 준공 이후 3년 넘도록 정상가동을 못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SRF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오염물질 배출 등을 이유로 SRF발전시설 폐쇄나 100% LNG 연료만 사용할 것을 요구하며 반대 목소리를 높여 왔다.
결국 이해 당사자인 산자부와 한국지역난방공사, 범시민대책위원회, 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민·관 협력 거버넌스가 지난해 1월 출범해 협의를 지속해왔고, 막판 손실보전방안 합의안 도출을 목전에 둔 상황이었다.
그러나 손실보전 범주 등을 놓고 범시민대책위가 거버넌스 탈퇴와 함께 해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다시 안갯속에 빠져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빛가람혁신도시에 이주한 공기업‧공공기관 노조의 협의체인 광전노협의 행보가 입살에 오르고 있다.
광전노협에는 국립전파연구원노조,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노조,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노조, 우정사업정보센터공무원노조, 전력거래소노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노조, 한국농어촌공사노조, 한국농촌경제연구원노조, 한국문화예술위원회노조,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노조, 한국인터넷진흥원노조, 한국콘텐츠진흥원노조, 한전KDN노조 등 13개 노조가 참여하고 있다.
반면 나주 혁신도시에 이주한 16개 기관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한국전력 노동조합과 한전KPS 노조 등 3곳은 광전노협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광전노협이 "SRF 열병합발전시설은 혁신도시 노동자의 문제"라는 점을 내세워 범시민대책위 등과 일정정도 행보를 함께하며 SRF 열병합발전시설 가동 저지운동을 벌이는 점은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광전노협이 최근 배포한 피켓과 전단지에는 'SRF는 연료가 아닌 쓰레기'라고 적시하면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비록 SRF열병합발전이 여전히 환경성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는 사안이지만 광전노협의 'SRF=쓰레기'라는 논리는 사실을 오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태해결이 아닌 오히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와 관련해 지난 26일 한양대학교 4차 산업혁명 연구소(연구소장 조병완 교수)가 진행한 자문회의서는 "전 세계 대부분의 현대 도시가 심각하게 몸살을 앓고 있는 지역 쓰레기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고형 폐기물 SRF방식의 열병합 발전 방법이나 운영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지역에 청정 환경을 보장할 수 있는 첨단 과학기법 등을 제안했다.
여기에 앞서 진행된 '나주 고형폐기물 열병합 발전소 사태해결을 위한 민간 합동 조사 위원회'가 대기질·굴뚝·악취·소음·수질·연료 등 6개 분야 66항목에 대한 환경영향조사 측정결과도 모두 양호한 것으로 나왔다.
수은 등 3개 항목은 미검출됐고 미세먼지 등 6개 항목은 가동중 측정값이 더 낮게 나왔다. 대기질(굴뚝)에서는 다이옥신·일산화탄소·납·수은 등 19개 항목이 배출허용기준을 준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환경 전문 자문위원들은 측정결과를 바탕으로 시설 운영이 매우 양호한 수준이며, 주변 대기질과 환경영향에 대한 연관성을 찾을 수 없는 것으로 확인한 바 있다.
여기에 공기업인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추진하는 나주 SRF 열병합발전시설 가동을 놓고서 같은 정부 산하 공기업, 공공기관 노조라는 특수한 입지를 도외시하고 광전노협이 무조건적인 반대 목소리를 내는 상황 역시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노동조합이 노동자들의 사회경제적 지위향상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광전노협에서 보여준 일련의 활동들은 그와는 큰 관련이 없어 보인다. 또 합리적인 문제의식과 개선방향을 찾기보다 SRF 열병합발전은 나쁘다고 단정하고 발전시설 가동저지에 우선적으로 목표점을 두면서 사태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때문에 한국지역난방공사는 각 공기업 노조를 대상으로 SRF 열병합발전의 안전성 등을 적극 알리려 하지만 설명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한다.
광전노협이 공식 기구가 아닌 노동조합 협의체라 지역난방공사 역시 이들의 활동에 속만 태울 뿐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과거의 역사를 보면 수많은 정부와 기관단체장들, 기업들, 개인들 역시 확증편향의 오류에 빠져 많은 실수를 저질러 왔다.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내 공기업·공공기관 노조의 조합원들도 혹여 '확증편향의 오류'에 빠져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 되돌아봐야 한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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