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50년 택시기사의 한탄…"내 인생 처음 1500만원 빚졌다"

코로나19 확산에 손님 뚝…하루 수입 6만원 그쳐
거리두기 강화에 밤손님 없어…"3단계 가면 끝장"

1일 오전 서울역 앞에서 빈 택시들이 줄지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택시와 버스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이날부터 차량 운행 연한(차령)을 현행보다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2020.9.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광주=뉴스1) 박영래 기자 = "50년 동안 택시 운전대를 잡았다. 평생 빚을 지지 않고 살았는데 올해 내 인생 처음으로 1500만원의 빚을 졌다."

광주에서 개인택시 운전을 하는 고재호씨(72)의 하소연이다.

지난 1일 점심시간을 갓 넘긴 시각, 광주 상무지구에서 만난 고씨는 "오늘 오전에 번 게 고작 3만7000원에 불과하다"면서 씁쓸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오전 6시, 전남 화순의 자택을 출발한 그는 광주와의 경계인 너릿재를 넘어서자마자 카카오콜을 하나 잡았고, 도심 내부까지 1만원이 넘는 비용이 나오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하지만 이날의 운은 거기까지였다. 점심시간까지 꼬박 5시간을 일했지만 자신의 택시에 태운 승객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고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시민들의 이동 자체가 줄었고, 그렇다보니 택시를 이용하는 손님도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택시 이용객 감소는 곧바로 수익 감소로 직결됐다.

그는 "예전 같으면 하루에 집에 가져다주는 돈이 12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6만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개인택시는 한 달에 평균 20일을 근무하기 때문에 매월 250만원 안팍의 돈을 아내에게 생활비로 가져다줬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100여만원에 그치면서 고씨는 아내 몰래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야 했다.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기사에 나가면 안되는데"라면서 손사래를 치던 그는 "22살부터 지금까지 50년 동안 택시운전을 했고, 열심히 일한 덕에 한번도 빚을 진 적은 없었는데 올해 처음으로 빚을 지게 됐다"며 고개를 떨구었다.

그는 매월 100만원 정도씩을 마이너스통장에서 인출해 부족한 생활비로 메꾸는 실정이다.

고씨는 "돈벌이가 시원찮다고 해서 차를 세워놓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면 이마저도 끝장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광천동 버스터미널의 경우 대기하는 차량이 백여대가 훌쩍 넘고, 광주송정역 역시 택시를 댈 곳이 없을 정도로 긴 대기줄이 하루종일 이어지고 있다"며 "택시업계는 지금 벼랑 끝에 서 있다"고 전했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