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유치원 개학 하나요"…학부모들 속은 타들어가는데

광주시교육청 개학 연기 유치원 파악 중
돌봄서비스 제공 등으로 불편 최소화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 원장들과 교사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교육부 시행령 반대 총궐기대회'에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과 정부의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에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2019.2.2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광주=뉴스1) 전원 기자 = "유치원 개학 준비물을 챙기고 있는데 개학이 연기될 수도 있다니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한숨만 나오네요."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국가관리회계시스템(에듀파인) 도입 등에 반발해 무기한 개학 연기 방침을 밝힌 가운데 광주·전남 사립유치원의 동참여부가 확정되지 않으면서 학부모들의 걱정이 확산되고 있다.

3일 광주 서구에 거주하고 있는 이모씨(40)는 큰 아들(6)의 유치원 개학을 앞두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했다.

이씨의 아들 책상에는 크레파스와 물감, 색연필 등 개학 준비물이 가지런히 가방 옆에 놓여 있었지만 이씨는 개학 준비물을 아들의 유치원 가방에 넣었다 뺐다 하기를 몇번째 반복 중이라고 했다. 아들이 다니는 유치원의 개학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아서라고 했다.

이씨는 "유치원 개학이 내일인데 유치원 개학연기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준비물을 챙겨야 하는지 등의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맞벌이 부부라 아이를 부모님게 맡겨야 할지, 아니면 교육청의 서비스를 이용해야 할지도 아직 결론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을 볼모로 유치원들이 이같은 행동을 하는 것에 분통이 터진다"고 덧붙였다.

광주 북구에 거주하고 있는 박모씨(38·여)도 사정은 비슷하다.

그녀 역시 유치원으로부터 무기한 개학연기와 관련해 어떠한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박씨는 "결국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학부모와 아이들이 어떻게 되든 유치원 개학을 연기하겠다고 하는 것 아니냐"며 "해도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에 개학이 연기된다면 어린이집 등 돌봄서비스를 받아야 할 것 같은데 아이가 낯선 곳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개학 연기를 확정한 지역 사립유치원은 단 1곳. 하지만 현재 57곳의 사립유치원이 응답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유총 소속 광주 사립유치원들의 개학연기 여부가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동참이 늘어날 경우 학부모의 불편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광주시교육청도 개학을 연기하는 유치원을 파악하는 등 상황을 주시하면서 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비상이 걸렸다.

시교육청은 개학과 동시에 돌봄 대란이 우려됨에 따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긴급 돌봄시스템을 발동한다.

긴급 돌봄이 필요한 유아들에게는 관내 공립유치원과 어린이집, 유아교육진흥원을 지정해 돌봄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른 소요비용은 학부모 부담 없이 교육청에서 전액 지원한다. 해당 학부모들은 2일부터 8일까지 교육청으로 신청하면 돌봄기관을 배정받을 수 있다.

개학을 연기한 유치원에 다니는 유아는 인근 공립유치원, 유아교육진흥원, 정상 운영하는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 아이돌봄서비스 등 지자체와의 긴밀한 협조 체제를 통해 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개학을 연기한 사립유치원에 대해서는 우선 시정명령을 내린 뒤, 이후에도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법에 따라 형사고발까지 검토할 방침이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개학을 연기한 유치원이 확정되지 않아 돌봄서비스 등에 대한 문의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며 "광주시 등의 지자체와 협조를 통해 준비를 한 만큼 학부모들의 불편함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일 개학연기를 결정한 유치원에 시정명령을 통보했다"며 "내일 개학을 연기하는 유치원을 확인해 추가로 시정명령을 통보할 계획이다. 만약 3차례 시정명령에도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법에 따라 고발할 것"이라고 했다.

jun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