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는 어른되지 않겠다"… 세월호 벽보 '뭉클'

진도 실내체육관, 대학생이 붙인 벽보 3장

세월호가 침몰한 지 7일째인 23일 전남 진도군 실내체육관 입구 유리문에 붙은 손글씨로 써내려간 벽보 3장이 오가는 이의 발길을 붙잡았다. 2014.4.23/뉴스1 © News1 김사라 기자

(진도=뉴스1) 김사라 기자 = "어쩔 수 없는 어른이 되지 않겠어요."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7일째인 23일 전남 진도군 실내체육관 입구 유리문에 붙은 손글씨로 쓴 벽보 3장이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세월호 희생자의 지인이라 밝힌 대학생 2명이 붙인 이 벽보에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 박근혜 정부에 대한 책임을 묻는 내용이 담겼다.

대자보는 "재난사고 어쩔 수 없었다" "무능해서 어쩔 수 없었다" "기자가 경찰이 직업이라 어쩔 수 없었다"…"내가 살려면 어쩔 수 없었다" "내 나라가 대한민국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운을 뗀다.

학생들은 "세월호는 소시민의 거울상이다"면서 "책임을 다한 사람들은 피해를 보고 결국에 이기적인 것들은 살아남았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위고하 막론하고 단계별로 책임을 묻겠다"고 말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현정부에 대한 책임을 캐물었다.

이들은 "수많은 사람의 생명이 달린 직업에 1년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게 맞냐고 먼저 묻고 싶다"고 양산되는 비정규직 세태를 비판했다.

또 "몇백명의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직업에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그런 사회를, 무책임한 사회를 만든 우리가 '그 1년 계약직 선장'에게 책임에 대해 묻는 것은 그야말로 책임전가이며 책임회피는 아닐는지"라며 세월호 사고에 정부 또한 떳떳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세월 따위로 이 많은 사람들 보내려니 마음이 아려온다"면서 "또 내가 이런 참담한 세월을 몇십년 더 보내려니 착잡한 마음이 끝까지 올라온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더 이상의 인명 피해 없이 무사귀환 간절히 바라고 바란다"며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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