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광주폴리Ⅱ' …틈새호텔 등 8개작품

광주폴리 데이비드 아자예와 타이에 셀라시의 '광주천 독서실'© News1
광주폴리 데이비드 아자예와 타이에 셀라시의 '광주천 독서실'© News1

(광주=뉴스1) 김태성 기자 = 획일화된 도시에 예술적 생명력과 시민 참여 정신으로 채우는 도시 건축 프로젝트인 광주폴리(FOLLY)가 두 번째 베일을 벗었다.

2011년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인 승효상 씨와 중국의 인권 예술 운동가 아이 웨이웨이가 2011광주디자인비엔날레 일환으로 태동시킨 '광주폴리Ⅱ' 가 10일 오전 광주비엔날레 거시기홀에서 오프닝 행사를 가졌다.

'광주폴리 Ⅱ'(감독 니콜라우스 히르쉬)는 세계적 건축 거장 렘 쿨하스(Rem Koolhaas)가 설계한 투표장소, 중국의 인권운동가이자 예술가인 아이 웨이웨이가 제작한 포장마차 등 8개 작품이다.

광주폴리 Ⅱ는 이웃 간 소통의 장이자 추억과 정이 흐르는 공간으로, 때론 혁명과 저항의 시발점이자 인문학적 담론 생산의 창구로써 동시대 삶의 현장에 스며들면서 새로운 도시 시민 문화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대 건축의 거장 렘 쿨하스와 잉고 니어만이 만든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 옆 도로에 들어선 폴리 '투표'는 세계적 건축 거장이 광주에 만드는 최초의 여론조사의 장이자 투표소가 될 전망이다.

광주역 앞 교통섬에 들어선 에얄 와이즈만의 '혁명의 교차로'는 아랍의 오렌지혁명을 비롯하여 세계적으로 원형광장이나 원형로터리에서 일어난 혁명들의 특징을 표현했다.

덴마크 3명의 아티스트 그룹인 수퍼플렉스의 '유네스코 화장실'은 광주 공원 입구에 있는 기존의 낡은 화장실을 철거하고, 파리 소재 유네스코 본부의 상임위원화장실을 복제한 새 화장실을 설치했다.

2012년 광주비엔날레에서 선보인 서도호의 ‘틈새호텔’이 광주 도심 곳곳으로 이동하면서 광주 시민과의 소통을 꾀한다.

중국의 인권운동가이자 2011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공동감독을 역임한 예술가 겸 건축가인 아이 웨이웨이는 1m 규모의 '포장마차'를 선보인다.

인도 출신 예술가 그룹인 락스 미디어 콜렉티브(Raqs Media Collective)의 '탐구자의 전철'은 광주 지하철 일부 구간을 강한 시각예술로 꾸민다.

워싱턴 흑인미술관 설계자인 영국의 젊은 건축가인 데이비드 아자예와 미국의 촉망받는 소설가인 타이에 셀라시가 만든 인권 도서관인 광주천 천변 '광주천 독서실'은 인문학적 지식의 공간이다.

이외에 지난해 광주폴리 공모전 최우수상작인 고석홍과 김미희의 작품으로 금남지하상가에 설치된 '기억의 상자'는 가로 38㎝x세로 34㎝x높이 29㎝의 총 448개 소형 박스로 구성됐다.

광주폴리 Ⅱ는 총 9개국 8개 팀이 참여해 '인권과 공공공간'이라는 주제에 맞게 민주와 인권, 평화 등의 함의를 현대적인 조형 감각으로 풀어냈다.

지난 1차 광주폴리가 일제에 말살된 읍성터의 역사적 복원이었다면, 광주폴리 Ⅱ는 광주의 관문과 오늘날 시민들의 삶의 현장에 주목하면서 실용성과 기능성을 지니고 활용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광주폴리 Ⅱ는 1차 폴리가 지녔던 지리적 제약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공 공간을 창출해내며 건축가뿐만 아니라 미술가, 소설가, 인문학자 등이 결합했다.

니콜라우스 히르쉬 감독은 "광주의 역사적인 장소들에 대한 재인식과 함께 새롭게 탄생될 일련의 폴리를 통해 동시대 광주는 물론, 전 지구적 정침대에서 오늘날 공공 공간의 형성과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대안들을 시험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용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광주폴리는 획일화되고 규격화된 오늘날 도시에 건축과 예술을 통한 새로운 도시 시민 문화를 생산해내는 방법론"이라며 "또한 광주폴리는 시민들의 참여로 완성도를 높여나가는 '진행형'인 인문학적 도시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11일에는 폴리와 건축, 도시 문화에 대한 담론을 형성할 국제회의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3개 섹션의 컨퍼런스로 마련된다.

hancu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