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훈 시장, '사진 4장'으로 박대통령 마음 얻었을까
- 서순규 기자
(순천=뉴스1) 서순규 기자 = 조충훈 전남 순천시장이 지난 20일 순천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고(故)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모습이 담긴 50년 전의 사진 4장을 건넨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조 시장은 23일 뉴스1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의 순천 방문날짜가 다가오면서 무엇을 선물해야 순천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좋은 인연을 맺을 수 있을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면서 "결국 박 대통령 부모님의 사진 4장을 건네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의 영달을 위한 것이 아니라 28만명의 시민을 위해 어떻게 해서든 박 대통령과 순천의 깊은 인연을 찾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며칠을 고민하던 조 시장의 뇌리에는 1962년 8월 27일 '대홍수'로 순천 동천의 제방이 붕괴되고 복구 공사를 통해 석축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박 전대통령과 순천과의 인연이 떠올랐다.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을 맡고 있던 박 전 대통령은 대홍수가 난지 4일 뒤인 9월 1일 특별 담화를 발표하고 순천 동천의 긴급 복구에 총력을 다하라는 지시를 정부부처에 내렸다.
박 전 대통령은 그로부터 5년 후 동천의 석축제방 복구 공사가 완료된 1967년 5월 24일 육영수 여사와 함께 직접 대통령 자격으로 순천을 방문했다. 이후 복구 공사를 통해 동천의 흙 제방이 석축으로 바뀌면서 순천은 홍수 피해가 거의 없어졌다. 동천은 올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의 일부로 활용됐다.
조 시장은 낡은 사진에 얽힌 50년전 일화를 박 대통령에게 설명했고 박 대통령은 부친이 순천을 방문한 사진을 본 뒤 "이 사진은 본 적이 있는 것 같네요"라고 말했다.
이어 한복을 곱게 입은 육영수 여사가 많은 인파속에 둘러싸인 사진을 본 박 대통령은 "어머! 어머니도 계시네요"라고 놀라운 표정을 지었으며 눈가에는 깊은 그리움이 묻어 있었다고 순천시 관계자는 전했다.
조 시장은 "비록 50년이 지난 일이지만 박 대통령과의 순천의 인연을 통해 향후 100년을 위한 일에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원박람회 사후활용 방안으로 추진중인 '제1호 국가정원 지정'과 학생들의 '체험학습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번 박 대통령의 순천 방문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으면 한다"는 속마음도 내비쳤다.
박 대통령의 순천 방문길에 '깜짝 사진선물'을 건넨 조 시장의 염원처럼 정원박람회 사후활용을 위해 정부예산이 지원될 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마음을 얻어 중앙정부의 예산을 지원받으려 한 조 시장의 깊은 고뇌는 칭찬받기에 충분하다는 게 시청 안팎의 평가다.
한편, 지난 20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을 둘러 본 박 대통령은 "아름답게 꾸며놨으니 세계적인 정원으로 만들어 달라"고 조 시장에게 당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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