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목 맞나요"…사람보다 빈 매대가 눈에 띈 전통시장
시장 상인들 "예년 같은 대목 분위기 없어"
전통시장 차례상 비용은 전년보다 1.6% 늘어
- 김기태 기자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추석 대목이 맞나 싶을 정도로 조용하네요"
추석을 닷새 앞둔 20일 오후 대전 유성구 노은농수산물시장. 명절을 앞둔 주말이었지만 과일과 축산물 매대 앞은 예상보다 한산했다.
오후 1시가 넘었지만 차례상 성수품이나 명절 선물세트를 고르는 시민들의 발길은 뜸했다. 이날은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 마지막 날이었지만 장바구니를 가득 채운 모습도 쉽게 찾아보기 어려웠다.
상인들은 고물가와 달라진 명절 문화가 겹치면서 예전 같은 '추석 대목'을 체감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한 과일 상인은 "예전에는 명절이면 과일이나 고기를 넉넉하게 준비하는 손님이 많았는데 요즘은 필요한 만큼만 사간다"며 "인터넷으로 선물세트를 주문하는 사람도 많아 시장을 찾는 손님 자체가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남은 기간이라도 사람들이 시장을 많이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의 소비 방식도 달라졌다.
대전 유성구 반석동에 사는 김미정 씨는 "지난해까지는 추석에 차례를 지냈지만 올해부터는 하지 않고 친척들과 간단히 식사만 하기로 했다"며 "선물용 과일을 보러 나왔는데 가격이 부담돼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차례상을 간소화하거나 아예 차리지 않는 가정이 늘면서 필요한 식재료만 소량 구매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통계상 올해 전체 차례상 비용은 지난해보다 소폭 낮아졌다. 하지만 전통시장만 놓고 보면 상황은 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 18일 전국 22개 지역의 전통시장 17곳과 대형유통업체 36곳을 조사한 결과 4인 가족 기준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은 평균 19만6630원으로 지난해 추석 1주 전보다 1.5% 하락했다.
부류별로는 축산물 가격이 지난해보다 2.5% 오른 반면 과일류는 7.2%, 수산물은 4.9%, 임산물은 8.4% 각각 내렸다.
세부 품목별로는 소고기 설도 900g이 3만7053원으로 지난해보다 3.2%, 양지 400g은 2만1976원으로 0.4% 올랐다. 돼지 앞다리 300g은 3.4%, 계란 10개는 11.3% 각각 상승했다.
반면 사과 5개는 1만1468원으로 13.4%, 쌀 1㎏은 3070원으로 9.3% 하락했다.
유통업태별 가격 흐름은 더 뚜렷했다.
각종 할인행사가 집중된 대형유통업체의 차례상 비용은 지난해보다 7.6% 하락했다. 반면 전통시장은 1.6%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품목별로는 쌀·채소·과일·축산물은 대형유통업체가 상대적으로 저렴했고 수산물·임산물·가공식품은 전통시장의 가격이 낮았다.
정부도 명절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기 위해 할인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국산 농축산물은 이달 말까지 대형·중소형 마트와 온라인몰 등에서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전국 300개 전통시장에서는 이날까지 국산 농축산물 구매액의 30%, 1인당 최대 2만 원을 온누리상품권으로 돌려주는 환급행사도 진행됐다.
각종 할인과 환급 혜택에도 이날 노은농수산물시장의 분위기는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았다. 명절 장보기까지 '필요한 만큼만' 사는 소비가 자리 잡으면서 상인들이 기다리던 추석 대목의 풍경도 달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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