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분해 플라스틱, 버려지는 산업용 대마 줄기로 튼튼하게
화학연 김호용 박사팀, 강도 높이는 보강기술 개발
- 김종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한국화학연구원은 김호용 박사 연구팀이 산업용 대마(헴프)의 줄기 폐기물로부터 셀룰로오스를 얻고, 미세섬유 구조를 유지하는 건조 기술을 적용해 생분해 플라스틱 강도를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전분(TPS)과 생분해 플라스틱의 하나인 PBAT를 합친 전분·PBAT 생분해성 필름은 땅에서 분해가 가능해 친환경 포장재·농업용 멀칭 필름으로 주목받지만 잘 찢어지고 수분에 약하다. 목화·나무(펄프)에서 얻은 셀룰로오스를 미세섬유로 만들면 보강재로 쓸 수 있지만, 미세화·가공 공정 등으로 인해 비싸다.
산업용 대마는 섬유, 건축자재, 바이오소재 등의 원료로 활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줄기의 질긴 겉껍질에서 섬유를 얻어 삼베와 같은 옷감을 만드는 데 활용해 왔다.
일반적으로 마약이라 부르는 것은 마리화나이고, 산업용 대마(헴프)는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 칸나비놀(THC)이 낮은 품종이다.
껍질을 섬유로 쓰고 남은 속대는 줄기 무게의 70%를 차지할 만큼 양이 많지만, 마땅한 쓰임새가 없어 활용도가 낮다. 버려지는 속대를 상용 펄프 대신 미세섬유 원료로 활용하면 폐기물·원료비 부담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
다만 뽑아낸 셀룰로오스 미세섬유를 일반적인 방식으로 건조하면 섬유끼리 단단히 뭉치는 문제가 있다. 생분해성 필름에 섬유가 골고루 퍼져 힘을 나눠 받아야 튼튼한데, 덩어리로 뭉치면 힘을 제대로 받지 못해 쉽게 찢어진다.
동결건조나 분무건조로 뭉침을 막을 수 있지만 에너지와 설비 비용이 높아 대량 생산에 맞지 않는다. 결국 미세섬유 구조를 유지해 뭉치지 않으면서도 저렴하고 간단한 건조 방법이 오랜 과제로 남아 있다.
연구팀은 일반 열 건조 방식을 사용하되, 대마 속대 셀룰로오스의 미세섬유 뭉침을 최소화하도록 수분 함량을 조절하고 표면에 저렴한 화학 물질(AKD)을 처리하는 두 단계 기술로 문제를 해결했다.
대마 속대 섬유로 미세섬유를 제조하고, 이 임계 수분 함량(섬유포화점)을 정밀하게 찾아 적정 수분을 유지한 상태에서 섬유를 갈아냈다. 섬유가 서로 엉겨 붙는 상태가 되기 전 가공 공정을 거쳐 뭉치는 현상을 미리 방지한 것이다.
여기에 섬유 표면을 미끄러운 화학물질로 코팅해 섬유끼리 들러붙는 것을 한 번 더 막았다. 두 방법을 함께 쓰자 값비싼 동결건조 없이 일반 오븐 건조만으로도 미세섬유가 뭉치지 않고 본래의 섬유 구조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렇게 만든 대마 속대 셀룰로오스를 전분·PBAT 필름에 섞은 결과, 필름 강도가 26.2% 향상됐다. 수증기·산소가 통과하는 양도 각각 17%, 9% 줄어 물과 공기를 차단하는 성능도 개선됐다.
이 기술은 콩대·볏짚 부산물 등 다양한 셀룰로오스계 자원에 활용할 수 있어 추가 연구를 계획 중이다.
김 박사는 "농업 부산물의 고부가가치화 성과"라고 말했다. 신석민 원장은 "탄소중립 시대에 걸맞은 포장재 개발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성과는 화학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화학 공학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게재됐다.
jongseo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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