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대신 값싼 망간 썼더니…차세대 전지 250회 넘게 작동
세종대 명승택 교수 연구팀, 시제품 구동 검증
리튬 자원 편중·가격 변동성 보완할 가능성 확인
- 김종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저렴하고 매장량이 풍부한 망간을 이용해 실제 전지를 250회 이상 안정적으로 구동하는 데 성공했다. 리튬이온전지를 완전히 대체하는 기술은 아니지만, 리튬 자원의 지역 편중과 가격 변동성을 보완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소재 선택지를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세종대학교 명승택 교수 연구팀이 사불화붕산망간 기반의 비수계 전해질을 설계·적용해 망간이온전지의 작동 원리와 실제 전지 구현 가능성을 검증했다고 4일 밝혔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저렴하고 안전한 ESS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매장량이 풍부하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망간은 차세대 ESS 소재 후보로 꼽힌다.
그러나 기존 수계 전해질에서는 전극 표면에 막이 형성돼 성능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비수계 전해질에 사용할 수 있는 기존 망간염 역시 가격이 비싸고 부식성이 강해 관련 연구가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물로 인한 전극 손상을 막기 위해 사불화붕산망간을 활용한 비수계 전해질을 개발했다.
이 전해질은 망간 금속의 부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면서 망간이 전극에 달라붙고 떨어지는 석출·박리 반응을 안정적으로 구현했다. 높은 이온전도도와 전기화학적 안정성도 나타냈다.
계산과 분광분석을 통해서는 망간이온이 아세토니트릴 분자 6개와 결합해 안정적인 구조를 형성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전해질을 실제 전지에 적용해 구동 가능성도 확인했다. 망간화된 음극과 프러시안블루 양극을 결합한 전지는 안정적인 전압과 용량을 유지하며 250회 이상 작동했다.
이번 연구는 망간 전지가 리튬 기반 전지를 완전히 대체하는 데 목적을 둔 것은 아니다. 연구팀은 망간 전지가 배터리 원료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용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저장장치의 폭을 넓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용화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사불화붕산 이온이 수분과 반응할 수 있어 전해질 제조와 전지 조립 과정에서 정밀한 수분 관리가 필요하다. 망간의 석출·박리 가역성과 전지 수명, 효율도 추가로 개선해야 한다.
명 교수는 "전해질뿐 아니라 양극과 음극 후보 소재를 함께 제시해 후속 망간전지 연구의 설계 기준을 마련했다"며 "기존의 반전지 성능 평가를 넘어 실제 전지 형태의 구동 가능성을 검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속 연구에서는 용매와 첨가제, 보호막 설계를 통해 망간의 석출·박리 가역성을 개선하고 수명과 효율을 높여 상용화의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재료과학 및 공학 보고(Materials Science & Engineering R)'에 온라인 게재됐다.
jongseo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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