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안 마셔도 쌓인 지방간, 유전자 문제였다…새 치료법 청신호

생명연 노화융합연구단 김미랑 박사 연구팀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형성 및 치료 모식도(AI 생성 이미지·KAIST 제공) /뉴스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노화융합연구단 김미랑 박사 연구팀이 대사이상 지방간질환(MASLD)의 주요 원인으로 유전자 작동을 조절하는 DNA 스위치 이상이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은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아도 간에 지방이 쌓이는 상태를 가리킨다. 단순한 지방 축적을 넘어 비만·당뇨·심혈관 질환 등 대사 위험 요인을 동반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명칭으로 쓰인다.

연구팀은 지방간 환자 100여명의 간 데이터를 정밀 분석한 결과, 특정 단백질인 디엔엠티원(DNMT1)이 과도하게 증가하면 지방을 분해하고 에너지를 만드는 유전자들의 작동이 억제돼 간에 지방이 축적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DNMT1의 작용을 억제하면 질환을 되돌릴 수 있는지도 확인했다.

실험 쥐에게 DNMT1의 작용을 막는 물질(Aza-TdC)을 투여하자 억제돼 있던 유전자들이 다시 활성화되며 간 기능이 개선됐다. 단순히 증상을 완화하는 수준을 넘어 간 속에 쌓여 있던 지방이 줄어들고 염증 반응까지 함께 감소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이는 지방간질환이 단순한 지방 축적이 아니라 유전자 조절 시스템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발견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고장난 유전자 스위치를 다시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접근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라고 덧붙였다.

생활습관 관리 중심이던 기존 접근을 넘어 질환의 원인을 직접 조절하는 새로운 치료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향후 지방간을 비롯한 만성 간질환 치료 패러다임 전환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노화융합연구단 김미랑 박사(가운데) 연구팀(생명연 제공) /뉴스1

연구책임자인 김 박사는 "이번 연구는 지방간질환의 원인을 단순한 생활습관이 아닌 유전자 조절 시스템의 변화로 설명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DNMT1을 조절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질환 및 소화기학 분야 국제학술지 클리니컬 앤 몰레큘러 헤파톨로지(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에 게재됐다.

연구는 생명연 주요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세대바이오사업 및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융합연구단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