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이 맡으면 99.9%, 지자체는 61.9%…재선충병 방제 격차

산림청, 2026년 방제 결과 발표…41개 청정 전환 추진지역 중 18곳 실패
전체 사업 68% 민간 법인 주도…"현장특임관 투입, 부실 업체 조치"

소나무재선충병 피해고사목 누락 방지 항공예찰(북부산림청 제공). 사진과 기사내용 관련 없음. ⓒ 뉴스1

(대전=뉴스1) 박찬수 기자 =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성과가 지방정부의 대응 역량과 민간 방제업체의 전문성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이 직접 관리하는 지역은 피해고사목 방제율이 99.9%에 달했지만, 지방정부가 담당하는 지역은 61.9%에 그쳤다.

지자체 산림병해충 담당 인력이 평균 1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데다 전체 방제사업장 10곳 중 7곳가량을 민간 산림사업법인이 맡으면서 현장별 방제 품질에도 편차가 생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방제 추진 지자체 절반 가까이 전량 제거 실패

26일 산림청이 발표한 '2026년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결과'에 따르면 피해가 경미해 청정지역 전환을 추진 중인 전국 41개 시·군·구 가운데 18곳(44.0%)이 피해고사목 전량 제거에 실패했다.

지자체별 편차도 컸다. 조사 대상 41곳 중 23곳은 방제율 100%를 달성했지만, 경기 화성시는 방제율이 16.7%에 그쳤다.

충남 공주시(45.4%), 경북 영양군(60.6%), 경기 안성시(64.8%) 등도 상대적으로 낮은 방제 실적을 보였다.

전국 166개 재선충병 발생 지역 중 49곳은 전국 평균 방제율인 63.0%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2곳으로 가장 많았고, 충남 10곳, 전남 8곳, 경남·전북 각 6곳, 경북 5곳, 대전·충북 각 1곳 순이었다.

'담당 공무원 0.87명'이 전부…인력난에 방제 구멍

이 같은 성과 차이는 지방정부 담당자의 관심도와 전문성, 그리고 고질적인 인력 부족에서 기인한다는 것이 산림청의 분석이다.

실제로 국가가 인력과 예산을 전폭 투입해 직접 방제를 수행하는 지방산림청의 피해고사목 방제율은 99.9%에 달했으나, 지방정부가 맡은 지역의 방제율은 61.9%에 머물렀다.

현재 지방정부의 산림병해충 담당 인력은 지자체당 평균 0.87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국가적 재난으로 분류되는 산불 담당(1.09명)이나 산사태 담당(0.89명)보다도 적은 수치다. 이마저도 담당 공무원이 여러 행정 업무를 겸임하고 있어, 재선충병에 대한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예찰·대응이 불가능한 구조라는 비판이 나온다.

민간 의존도 68%… '불량 업체 처벌' 칼 빼 든다

현장 최일선에서 작업을 수행하는 민간 업체의 숙련도 역시 방제 품질의 다변화를 야기하는 주요 변수로 꼽혔다. 전국 1799개 방제사업장 중 민간 산림사업법인이 수행한 곳은 1222개로 전체의 68.0%를 차지하고 있다.

작업자의 역량에 따라 방제 품질이 널뛰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산림청은 앞으로 현장특임관 등을 전격 투입해 작업 현장 점검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부실 방제가 적발된 사업자는 '부정당업체'로 지정해 공공 입찰을 제한하는 등 강력한 행정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산림사업법인과 산림조합을 대상으로 한 기술 교육과 컨설팅도 확대해 하향 평준화된 민간 방제 역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신규 또는 재발생 6곳, 감염목 이동 등 인위적 확산

올해 신규 또는 재발생한 지역은 서울 강남구, 대전 대덕구, 경기 수원·시흥시, 충북 괴산군, 서울 성북구, 부산 동구·동래구, 강원 강릉시, 전남 해남·영암·신안군 등 12곳으로 집계됐다.

산림청은 이 가운데 6개 지역은 감염목 이동 등에 따른 인위적 확산, 4개 지역은 자연적 확산으로 분석했으며 나머지 2개 지역은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신규 발생지 가운데 대전 대덕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피해목을 모두 제거했다.

산림청은 지난 1월 수립한 2026~2030년 국가방제전략에 따라 400km 이상 규모의 국가방제벨트를 구축하고, 전국 산림을 100m×100m 단위의 630만 개 셀로 나눠 관리하는 국가 주도 예찰·방제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 피해가 경미한 전국 41개 시·군·구는 2028년까지 재선충병 청정지역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방제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용권 산림재난통제관은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감염목의 무단 이동을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피해지역 소나무 반출 금지에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소나무재선충병(Pine Wilt Disease)은 소나무, 해송, 잣나무 등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산림 병해충이다. 감염되면 수분과 영양분의 이동이 차단돼 한 달 안에 잎이 붉게 변하며 100% 고사하기 때문에 '소나무 에이즈'라고도 불린다.

pcs42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