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세포 유전자 치료제 항암 성능 높일 '열쇠 단백질' 발굴

화학연 박지훈 박사 연구팀

CAR 면역세포 치료제 생산 과정(한국화학연구원 제공) /뉴스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한국화학연구원은 박지훈 박사 연구팀이 차세대 세포 유전자 치료제(CAR 치료제)의 생산성을 높일 원숭이 레트로 바이러스 기반 SRV2 외피 단백질을 새롭게 발굴했다고 21일 밝혔다.

현재 상용화된 고양이 바이러스 기반의 RD114 외피 단백질보다 우수한 생산성을 보여 향후 새로운 CAR 치료제 대량 생산 공정에 활용이 기대된다.

CAR 면역세포 치료제는 환자의 면역세포(T세포·NK세포)를 꺼내고 유전자를 추가해 암세포 추적·공격 능력을 높인 뒤 환자에게 넣는 차세대 세포 유전자 치료제다. 치료 효과가 높지만 생산이 어려워 비싸다.

생산 단계에서 핵심 기술은 질병 기능을 뺀 바이러스 전달체를 인공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전달체는 암 공격 유전자를 운반해 면역세포 속에 넣는 역할을 한다. 이때 바이러스의 '외피(엔벨롭) 단백질', 즉 면역세포 표면의 문을 찾고 여는 '열쇠 단백질'이 중요하다.

기존의 면역세포 치료제 생산 과정에서는 주로 고양이 바이러스에서 얻은 'RD114'라는 단백질이나 소·돼지 등의 구내염 바이러스에서 얻은 'VSV-G'라는 단백질을 열쇠로 사용해 왔다. VSV-G는 렌티바이러스성 전달체에서 사용되는 열쇠 단백질이고, RD114는 레트로바이러스성 전달체에 쓰이는 표준화된 열쇠 단백질이다.

CAR 치료제 생산 과정별 동물실험결과 비교(한국화학연구원 제공) /뉴스1

연구팀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바이러스 종들을 찾던 중, 원숭이 레트로 바이러스 2형의 일부분인 SRV2 외피 단백질에 주목했다.

우리 몸의 T세포나 NK세포 표면에는 영양분을 받아들이는 'ASCT2' 수용체라는 입구가 있다. 연구팀이 발견한 SRV2 열쇠 단백질은 ASCT2 출입문에 완벽히 들어맞는 특이한 구조를 가진다. 이에 면역세포 표면을 잘 열어줘 치료 유전자를 내부로 밀어넣을 수 있다.

실제로 실험 결과 새로운 SRV2 전달체는 기존 RD114 방식보다 바이러스 자체 생산량이 월등히 높았다. 면역세포에 유전자를 발현시키는 효율 또한 T세포와 NK세포 모두에서 훨씬 우수했다. SRV2를 이용해 만든 CAR-T 세포는 기존 방식 대비 암 공격용 유전자 발현율이 약 20~25% 더 높게 나타났다.

동물실험 결과도 뛰어나다. 쥐에게 백혈병 암세포를 투여했을 때 치료받지 않은 경우 약 46일 뒤 사망, 기존 방식대로 치료제를 맞췄을 때 63일 뒤 폐사했다.

반면 SRV2 기반 CAT-T 치료제를 맞은 쥐는 임세포 성장이 늦춰져 4마리 중 1마리만 71일 뒤 사망하고 나머지는 종양이 전혀 자라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SRV2 기반 유전자 전달체 제조 공정 최적화 연구를 마치고 향후 대량 생산 및 상용화를 위한 후속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상용화된다면 세포 유전자 치료제의 새 표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산업적 효과와 함께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도 기대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박 박사는 "기존에 전 세계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던 유전자 열쇠보다 항암 유전자 변형 성능이 우수한 후보를 새로 발굴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화학연구원 박지훈 책임연구원(왼쪽), 전문정 학생연구원(화학연 제공) /뉴스1

이번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박 박사와 전문정 화학연·충남대 학생연구원이 교신저자, 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는 화학연 기본사업, 국가신약개발사업,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보건의료기술 연구개발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