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곽정탕가미' 처방으로 설사형 과민대장증후군 증상 개선"

한의학연-경희대 공동연구팀, 임상적 근거 제시

곽정탕가미와 위약(가짜 약) 치료 기간에 따른 반응률 및 증상 변화(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뉴스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한국한의학연구원은 김형준·최유진 박사, 경희대학교 김진성·하나연 교수 공동연구팀이 한약 중 하나인 '곽정탕가미'가 설사형 과민대장증후군 환자의 증상을 유의미하게 개선한다는 임상적 근거를 제시했다고 19일 밝혔다.

곽정탕가미는 한의학에서 위장관 질환 치료에 널리 쓰이는 기본 처방인 '곽향정기산'을 바탕으로 증상에 맞춰 약재를 추가(가미)해 효능을 높인 한약 처방이다.

과민대장증후군(IBS)은 반복되는 복통과 설사 등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하는 흔한 만성 질환이다.

특히 설사형 환자(IBS-D)는 돌발적인 통증과 변의로 대인기피 등 심리적 위축을 겪기 쉬우나, 기존 약물 치료는 증상 완화가 일시적이거나 부작용 우려가 있어 안전한 치료 대안 요구가 높았다.

이에 연구팀은 전통적으로 장운동을 조절하고 설사 억제에 탁월하다고 알려진 곽정탕가미의 현대적 효능을 검증하기 위해 엄격한 임상시험을 설계했다.

곽정탕은 과민대장증후군 환자에게 가장 많이 처방되며, 한의사의 55%가 임상에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BS 표준임상진료지침에서도 권고하고 있으나 전문가의 합의에 기반한 것일 뿐 관련 임상 근거는 부족했다.

연구팀은 진단 표준인 '로마 기준 IV'를 충족하는 설사형 과민대장증후군 성인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임상시험을 시행했다. 참가자는 곽정탕가미 과립 또는 위약을 1일 3회, 4주간 복용하도록 무작위 배정됐다.

임상시험 결과, 곽정탕가미를 복용한 환자군은 위약(가짜 약) 복용군보다 치료 반응률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곽정탕가미군의 전반적 증상 개선율은 55.2%로, 위약군의 26.7%를 크게 웃돌았다.

임상 기간 약물 관련 부작용이나 이상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단순 통증 감소를 넘어 변의 형태가 정상 범위로 돌아오는 상태를 전체 치료 기간의 절반 이상 유지해야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정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곽정탕가미의 우수한 증상 개선 효과와 안전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해 대규모 임상시험의 근거를 마련한 성과"라며 "이를 기반으로 장-뇌축 관련 난치성 질환에 대응할 신규 한약 조합을 인공지능(AI) 기술로 발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연구탐은 향후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AI로 발굴한 신규 조합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검증해 치료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 기본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통합 및 보완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통합의학연구(Integrative Medicine Research)'에 온라인 게재됐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