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석 피해자 녹음파일 유출 변호사 수사·기소한 검찰…2심도 "위법"

법원, 검찰 "원심 공소시각 판결 부당" 항소 기각

대전 지방 법원(DB) ⓒ 뉴스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 총재의 여신도 성폭행 사건 변호를 맡으면서 피해자 녹취파일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에 대해 항소심 법원도 검찰의 위법한 수사로 재판이 성립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대전지법 형사항소2-2부(재판장 강주리)는 12일 업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A 씨(53)에게 원심과 같이 공소기각 판결했다.

이 사건은 2024년 정 씨에 대한 2심 재판 중 법원이 피고인 측 변호인단에 녹음파일 등사를 허가해 주면서 불거졌다.

해당 파일에는 정 씨의 목소리 등 범행 당시 정황이 담겼는데, 당시 2심 법원은 검찰과 피해자 측의 유출 우려에도 방어권 보장을 위해 증거 복사를 허가한 바 있다.

이후 "복사한 파일이 벌써 유출되고 있어 즉각 회수해야 한다"고 주장한 검찰은 정 씨에 대한 2심 판결이 선고된 뒤인 지난해 10월 피해자 고발 등을 토대로 녹취파일 유출과 관련한 압수수색에 돌입하고 A 씨를 재판에 넘겼다.

법정에 선 A 씨는 이 사건 파일이 업무상 비밀에 해당하거나 행위 자체가 위법하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검찰의 수사 개시가 위법하다고 항변했는데, 법원은 현행법상 A 씨의 주장은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 수사는 검경수사권조정 등 법이 정한 검찰의 수사개시 범위를 넘어 이뤄졌고, 수사절차에 문제가 있으므로 무효라는 설명이다.

정 씨 성범죄 사건과 직접 관련이 있는 등 경우에 따라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겠으나, 이 사건은 검찰이 수사할 수 있는 주요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핵심이다.

특히 1심은 법원이 당시 이 수사 관련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해준 사실만으로 검찰 수사 개시가 적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법이 정한 수사권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항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정 씨 사건과의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신속한 수사를 통한 피해자의 권리 구제와 정의실현 등 목적을 고려해도 검찰의 이 사건 수사 개시는 위법하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