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재 그래핀, 물 싫어한다…머신러닝으로 10년 논쟁 마침표
IBS-고려대 공동연구
- 김종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분자 분광학 및 동역학 연구단 조민행 연구단장과 고려대학교 화학과 슈테판 링에 교수 연구팀이 머신러닝 기반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그래핀-물 계면을 원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분석한 결과, 결함이 없는 순수 그래핀은 본질적으로 소수성(물과 친하지 않음)이며 미시적으로도 젖음 투명성을 갖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 한 층으로 이뤄진 대표적인 이차원 물질이다. 뛰어난 강도와 전기적 특성을 가진다.
그래핀과 물의 상호작용에 대한 논쟁은 10년 넘게 이어져 왔다. 여러 실험에서 소수성과 친수성이 각각 나타났고, 원자 한 층 두께에 불과해 아래에 놓인 재료(기판)의 성질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젖음 투명성 가설이 제기돼기도 했다.
물과 기판 사이에 있는 그래핀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는 관점에서 기인한 것인데, 이번 연구는 기존 실험 결과 및 해석들이 왜 서로 상충하는지 설명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기존 실험 결과와의 불일치 원인이 그래핀과 기판 사이에 갇힌 물 분자에 있음을 밝혀냈다. 친수성 기판 위에 놓인 단일층 그래핀의 경우, 공기중에 포함된 수증기 형태의 물 분자들이 그래핀 아래로 쉽게 침투해 얇은 층을 형성한다.
이에 그래핀 위의 물과 아래에 갇힌 물의 신호가 동시에 측정돼 분광학적 신호가 서로 일부 상쇄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래핀의 본래 소수성 분광학 신호가 약화되면서 그래핀이 친수성처럼 보이는 결과가 나타난다.
반면 그래핀 층이 두꺼워질수록 물이 아래로 침투하는 것이 열역학적으로 불리해져 갇힘 현상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그 결과 다층 그래핀에서는 숨겨진 물의 영향이 사라지고 그래핀의 본래 소수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는 단일층과 다층 그래핀이 서로 다르게 보였던 기존 실험 결과를 통합적으로 설명한다.
그래핀의 소수성 규명은 그래핀 기반 기술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나노유체 소자, 담수화 막, 에너지 저장 장치, 수소 연료전지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계면의 물 거동은 핵심 요소다. 이번 연구는 매우 얇은 물 층이라도 계면 특성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음을 확인해 향후 소자 설계 시 이를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
또 복잡한 계면 현상을 원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분석하는 데 머신러닝 기반 시뮬레이션이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조 단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그래핀-물 계면에서 나타나는 상반된 실험 결과의 원인을 명확히 규명했다"며 "특히 그래핀 아래에 존재하는 물의 역할을 밝힘으로써 그래핀의 본질적인 습윤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온라인 게재됐다.
jongseo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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