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대 비어간다"…CU·화물연대 갈등 장기화에 편의점 속앓이

점주들 "재고로 버텨"…간편식 수요 많은 주택가 가맹점 피해 더 커"
물류센터 상황 따라 발주 제각각…노사 교섭 진행한다니 기대

듬성듬성 비어있는 CU 편의점 매대 ⓒ 뉴스1 김종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CU 편의점 화물 기사들의 파업 사태가 길어지면서 애꿎은 점주들의 손해만 불어나고 있다. 노사가 사태 해결을 위한 교섭 진행에 합의했지만 노조가 강경 대응을 계속하고 있어 빠른 물류 정상화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23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CU 가맹점에서 만난 이곳 점주 A 씨는 "매대가 점점 비어가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일부 간식을 제외하고 빈틈없이 채워진 매대를 둘러본 그는 "제고가 많아서 버티는 것"이라고 걱정을 내비쳤다.

그는 "물건을 받는 물류센터가 어딘지에 따라 점포마다 상황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발주가 안 되고 늦어지고 하는데 점주들은 무슨 상황인지도 잘 모른다"고 하소연했다.

이번 사태로 전국 2000여개 가맹점이 입고 지연 등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도시락이나 삼각김밥 등 간편식 수요가 많은 주택가 가맹점은 손해가 더 크다. CU 운영사인 BGF라테일의 식품 생산부터 공급까지 차질이 이어진 탓이다.

특히 운송 가능한 물류센터 상황이 시시각각 변해 더욱 혼란스럽다고 점주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서구 괴정동의 한 가맹점주는 "저번주에는 도시락이나 삼각김밥 발주가 어려웠는데, 지금은 공산품이 잘 안 들어온다"며 "도시락 같은 간편식을 찾는 분들이 많아서 항상 발주를 넉넉히 했었는데 입고 자체가 안 되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털어놨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와 BGF라테일의 물류자회사 BGF로지스는 전날 두차례 대표·실무교섭 상견례를 갖고 서로 사태 해결 의사를 확인한 상태다.

앞서 양측은 21일 '현 상황의 빠른 해결'을 위한 합의서를 체결했다. 합의서에 따르면 양측은 단일교섭을 진행하되 물류센터별로 운영 방식이 다른 점을 고려해 화물연대 지역본부와 센터별로 별도 교섭을 병행하기로 했다.

화물연대 CU지회 소속 운송 기사들은 BGF로지스가 직접 고용하지 않고 물류센터가 개별적으로 계약을 맺은 운송사들에 고용된 특수고용노동자들이다. 이들은 운송사들이 중간에서 비용을 뗀 후 받은 임금이 낮다고 주장하며 5일부터 안성·나주·진천·진주 등 일부 물류센터를 점거하며 BGF리테일에 직접 교섭을 요구해 왔다.

이에 대해 BGF리테일은 계약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이 과정에서 20일 진주물류센터에 대체 투입된 2.5톤 화물차 앞을 막아선 50대 남성 조합원이 차에 치여 숨지 2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한편, BGF라테일은 23일 점주들에게 "최근 점포 운영에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빠른 시일 내 현 상황을 해결하고 불편과 피해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는 메시지를 발송했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