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도 몰라요" 해고 91일째 우창코넥타 노동자 청와대까지 행진

천안서 출발 7일간 매일 18㎞…28일 청와대서 무기한 단식 농성

회사의 위장 파산을 주장하며 청와대 도보 행진을 시작한 우창코넥타 직원들이 22일 천안 서북구의 한 도로에서 행진하고 있다. 이들은 일주일간 행진을 계속해 오는 28일 청와대에 도착할 예정이다. 2026.4.22 ⓒ 뉴스1 이시우 기자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전날 들이닥친 황사에 구름까지 짙게 내려앉아 잔뜩 흐린 22일 오전 9시, 고용노동부 천안지청 앞으로 흰색 옷에 빨간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모였다. 이들은 지난 1월 사측의 갑작스러운 파산 선고로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우창코넥타 해고 노동자들이다.

15년 넘게 회사에 다녔다는 A 씨는 "회사가 문을 닫은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가족들한테 말하지 못했다"며 "실업 급여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고 91일째를 맞은 우창코넥타 노동자들이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청와대 도보 행진에 나섰다.

우창코넥타는 지난 1994년 일본 업체와 국내 기업의 합작으로 설립된 자동차부품 제조업체다. 하지만 일본 자본이 철수하면서 적자가 누적되자 지난해 파산절차를 밟았다.

지난 1월 22일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자, 사측은 전 직원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직원들은 사측이 위장 파산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를 인수한 모기업이 자산만 빼앗아 부실기업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김민정 민주노총 세종충남지역노조 우창코넥타지회장은 "우창코넥타는 모기업이 100% 지분을 인수하면서 제조원가에도 못 미치는 금액으로 제품을 납품해 모회사만 이익을 보고 자회사는 적자만 지속되는 구조였다"며 "회사의 파산을 막기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먹튀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근로자들은 다시 일하기를 기대하며 청와대 도보 행진을 시작했다. 이날 천안을 출발, 매일 18㎞ 도보 행진하며 7일째인 28일 청와대에 도착할 계획이다. 청와대 앞에서는 무기한 단식·노숙 농성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 지회장은 "모기업은 우창코넥타의 설비를 헐값에 매수한 뒤 다시 생산활동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성실하게 일하던 근로자들이 다시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게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천안시민인권네트워크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천안을 떠나 서울까지 걷는 그들의 인권이 공장에서도, 거리에서도, 청와대 앞에서도 온전히 보장받기를 바란다"며 "무엇보다 그들이 가족과 함께 누리던 평범한 일상이 하루빨리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22일 회사의 위장 파산을 주장하며 청와대 도보 행진을 시작한 우창코넥타 직원들이 천안 서북구의 한 도로에서 행진하고 있다. 이들은 일주일간 행진을 계속해 오는 28일 청와대에 도착할 예정이다. ⓒ 뉴스1 이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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