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소한 동물원 탈출 늑구, 또 구경거리로?…동물복지 우선해야"

대전 환경단체, 운영방식 전환·오월드 재창조사업 중단 촉구
'늑대 사파리 옆 글램핑장 계획' 야생동물 고려 안한 폭력적 계획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보문산난개발반대시민대책위원회 등 환경·시민단체들이 20일 오후 1시30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월드 재창조 사업 재검토를 촉구했다. ⓒ 뉴스1 김종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대전지역 환경·시민단체들이 늑대 '늑구'의 오월드 동물원 탈출을 계기로 동물원 운영 방식과 오월드 재창조 사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보문산난개발반대시민대책위원회 등은 20일 오후 1시30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와 대전도시공사는 '늑구'를 또 다시 구경거리로 만들지 말라"며 "공영동물원 운영방식 전환과 시설물 난립 중심의 오월드 재창조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8일 오월드 동물원에 감금 전시 중이던 늑구가 탈출해 열흘 만에 포획되는 과정에서 수십 건의 관련 뉴스와 인력이 투입되는 등 국민적 관심이 뜨거웠다"며 "하지만 이후 SNS 등을 통해 흥미 위주의 가십거리로 소비되고 관광홍보 수단으로까지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늑대의 생활 반경은 수백㎞에 달하지만 현재 사육 환경은 턱없이 협소하고, 공중 데크와 상시 음악 등으로 영업시간 내내 관람객 시선에 노출돼 있다"며 "야생동물의 생태적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전시 중심 시설"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오월드 재창조 사업에 포함된 '늑대 사파리 옆 글램핑장 설치 계획'은 텐트를 치고 음식을 먹고 잠을 자는 형태로, 야생동물에 미칠 영향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폭력적인 계획"이라며 "철조망 강화 등 시설 보강 위주의 재발 방지 대책 역시 동물복지를 외면한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종 복원을 명분으로 한 무분별한 번식을 중단하고 기존 개체 보호와 시민 인식 개선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시설 개발 중심의 오월드 재창조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동물복지 중심 운영으로 전환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늑구는 지난 8일 오전 9시30분께 오월드 동물원 사파리 울타리 아래 흙을 파고 탈출, 열흘간 도망다닌 끝에 동물원에서 직선으로 약 2㎞ 떨어진 대전 중구 안영IC 인근 수로에서 붙잡혔다.

오월드 관리주체인 대전도시공사는 자체감사를 통해 책임자 처벌 및 재발방지 대책 등 필요한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대전시는 이후 미흡한 점이 있을 시 종합감사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