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회 형식적 훈련' 안전공업은 꼼짝 못했다…소방교육 실효성 도마
점검엔 '이상 없음'…"대피훈련·감독체계 전면 재점검 필요"
- 김기태 기자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대덕구 문평동 안전공업 화재를 계기로 해당 업체가 실시해 온 소방 훈련과 교육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안전공업은 소방안전관리대상 2급으로 소방안전관리대상 제37조 제1항에 따라, 연 1회 이상 소방훈련과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다만 훈련 결과는 소방서 제출 의무 없이 2년간 자체 보관이 가능해, 외부 점검이나 관리가 제한적인 구조다.
실제 안전공업은 그동안 소방당국의 정기 점검에서 특이사항 없이 훈련과 교육을 진행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번 대형 화재에서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면서, 기존 교육과 훈련이 실제 재난 상황에서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화재 당시 소방당국의 대응은 신속했다. 불은 지난 20일 오후 1시 17분 신고됐고, 9분 만에 대응 1단계, 14분 만에 2단계가 발령됐다. 이어 오후 1시 53분에는 국가소방동원령까지 내려지며, 신고 접수 36분 만에 사실상 최고 수준의 대응 체계가 가동됐다.
하지만 현장 내부 상황은 달랐다. 대응 수위가 빠르게 격상되는 동안에도 건물 안에 있던 노동자들은 탈출하지 못한 채 구조를 기다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 희생자의 유족은 “조카가 오후 1시 57분 여자친구와 마지막 통화를 했는데, 연기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며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전해달라는 말을 남겼다”고 전했다. 국가소방동원령이 내려진 이후에도 내부에 고립된 인원들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은 조립식 건물 구조로 연소 확대가 빨랐고, 내부에 인화성 물질인 나트륨이 다량 보관돼 초기 진압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또한 붕괴 위험으로 인해 내부 진입 역시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채진 목원대 소방방재학 교수는 이번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실질적인 대피 훈련 부족’을 지목했다. “대규모 인명 피해는 직원들이 실제 대피 방법을 숙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화재 상황에서는 공포로 인해 판단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만큼, 평소 복수의 탈출 경로를 설정하고 반복 훈련을 통해 몸이 먼저 반응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방안전관리대상 업체의 훈련이 형식에 그치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지자체의 체계적인 관리·감독이 제도적으로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도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23일 진행한 안전공업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자체 소방훈련 기록에 허위 기재가 있었는지 여부를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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