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만의 '대전·충남 통합' 시도민 피로감만 주고 막 내려
[대전충남 통합 무산]① 모범사례 불지폈다 ‘네탓’공방으로
- 박종명 기자, 김낙희 기자
(대전충남=뉴스1) 박종명 김낙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37년 만의 대전·충남 통합이 무산됐다.
국민의힘 대전시장과 충남지사가 통합 선언으로 시작된 대전·충남 통합은 뒤늦게 더불어민주당이 가세하며 통합에 불을 지폈지만 여야 정치권이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내며 시도민 피로감만 가중시킨 채 막을 내렸다.
대전과 충남 행정구역 통합은 2024년 11월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의 공동 선언으로 시작됐다. 이어 민관협의체 출범 등을 통해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 등 45명의 명의로 '대전충남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미온적인 반응에 속도를 내지 못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5일 천안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충남과 대전을 모범적으로 통합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하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이후 정부는 연간 최대 5조 원씩 4년간 최대 20조 원 수준의 지원, 공공기관 우선 이전 등의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장우 시장과 김태흠 지사는 '5극 3특이라는 대통령 공약의 쇼케이스 홍보수단 전락', '종속적 지방분권을 이어가겠다는 뜻' 등의 표현으로 비판하고, 항구적인 재정 지원을 거듭 촉구했다.
민주당의 법안이 발의되자 반발은 극에 달했다. 특히 전남·광주 통합 법안은 '하여야 한다', 충남·대전 법안은 '할 수 있다', 공공기관 2차 이전도 전남·광주는 '2배로 해야 한다'인 반면 충남·대전 법안은 '우선권을 준다'로 규정한 것이 드러나면서 '대전 패싱 법안', '충청 홀대 법안' 등의 격한 반응이 이어졌다. 이장우 시장은 주민투표 실시를 행안부 장관에 요청하는 한편 거부할 경우 법외 주민투표도 가능하다고 압박하기에 이르렀다.
대전시의회와 충남도의회도 민주당 주도의 충남·대전 통합 법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의결되자 지난해 7월 찬성 의견으로 가결했던 입장을 바꿔 반대 의견으로 재의결했다.
대통령의 5극 3특에 대한 의지가 반영되며 3개월 넘게 대전과 충남을 뜨겁게 달궜던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대전시와 충남도는 물론 시민단체까지 극렬히 반대하는 상황에서 결국 아무런 성과 없이 무산되는 결과를 맞았다.
추진 과정에서 지역의 여야 정치권은 접점은 찾지 못한 채 대치 상황만 이어갔다. 국민의힘이 법안을 발의했을 때는 더불어민주당이, 더불어민주당이 법안을 발의하고 나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면서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 사안에 대해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고스란히 노출했다. 특히 법안 발의 후 속도전에만 치중할 뿐 여야 간에 머리를 맞대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으면서 지역 정치력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부 여당도 통합에 대한 기본 구상이나 로드맵 없이 밀어붙이기식으로 일관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통합에 대한 기본 원칙이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었어야 함에도 이를 방치한 결과 지역별로 들쑥날쑥한 법안에 따른 지역간 갈등과 특혜 시비만 불러일으켰다. 정부도 김민석 총리의 통합 인센티브안 제시 후 4년간 최대 20조 원이라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후속 조치가 따르지 않아 실행 의지에 물음표를 받았다.
수도권 일극체제 극복과 국토의 균형발전을 기치로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 출발한 대전·충남 행정 통합은 여야 대치 속에 360만 시도민에게 통합 비전이 아닌 '네 탓' 공방만 각인시켰다는 지적이다.
cmpark6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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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대전충남 행정 통합이 결국 무산됐다. 국민의힘 소속 대전시장과 충남지사가 시작한 통합 논의는 더불어민주당이 뒤늦게 뛰어들며 3개월 여 지역을 뜨겁게 달궜다. 하지만 정치권의 일방적인 속도전에 주민투표를 요구하는 시민단체와 시민들의 요구가 쏟아지며 결국 무산 수순을 밟고 있다. 통합 논의 시작부터 그 과정에서 드러난 협치 실종, 앞으로의 과제를 점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