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브랜드' 성공 신화 좀먹는 데드카피…디자인 모방기업 철창행
지식재산처, 모방 범죄 최초 구속…범죄수익 78억 추징 보전
인기 상품 디자인 그대로 베낀 상품 51종, 123억 상당 32만개
- 박찬수 기자
(대전=뉴스1) 박찬수 기자 = 지식재산처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이하 '기술경찰')과 대전지방검찰청 특허범죄조사부는 타인의 상품형태를 베낀 상품을 수입·판매한 법인 A 사 대표 B 씨(38·구속) 등 3명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타인의 상품형태를 모방한 범죄만으로 최초 구속된 사례다.
기술경찰에 따르면 B 씨는 관련 경력이 전무하고 별도 디자인 개발 인력도 없는 상태에서 국내 유명 아이웨어 브랜드 C 사 선글라스 등 인기 상품을 직접 촬영해 해외 소재 제조업체에 전송하는 방식으로 생산된 모방상품 51종, 총 32만 1000여 점(판매가 기준 123억 원)을 2023년 2월부터 2025년 6월까지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2023년 8월부터 2025년 6월까지 44종, 총 41만 3000여 점을 수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A 사 모방상품(51종) 가운데 29종은 3D 스캐닝 선도면으로 변환해 피해 상품과 비교했을 때 오차범위 1㎜ 이내로 일치하는 선이 95%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8종은 99% 이상의 일치율을 보여 소위 디자인 '데드카피' 상품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모방상품으로 피해를 본 C 사는 각 상품 개발에 최소 1년 이상의 연구·개발 기간과 50여 명의 전문 인력을 투입하는 등 독자적인 K-브랜드 가치를 구축해 온 기업이다. 이번 사건으로 브랜드 가치 훼손과 매출 감소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B 씨의 범행은 참신함을 강점으로 성장해 온 K-브랜드 성장 동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패션업계 특성상 유행상품 주기가 짧아 디자인 미등록 상품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C 사 피해상품 51종도 디자인 미등록 상태로 확인됐다.
기술경찰은 압수수색영장 집행 등을 통해 B 씨의 모방행위를 특정했고, 디자인권 없는 디자인 모방 범죄 최초로 B 씨를 구속 기소했다.
또한 기술경찰은 7월 55억 6000만 원, 9월 22억 6000만 원의 추징보전을 신청했고 대전지방법원은 총 78억 원 규모의 추징보전 결정을 내렸다. 추징보전은 범죄수익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확정판결 전까지 재산을 동결하는 절차다.
또한 기술경찰과 검찰은 협력해 B 씨가 보관 중이던 모방상품 약 15만 점을 임의 제출받아 추가 유통 가능성을 차단했다.
지식재산처는 2017년 법 개정을 통해 등록받지 않은 디자인이라도 이를 무단으로 모방해 판매하는 등 부정경쟁 행위가 발생할 경우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보호 범위를 확대했다. 이를 통해 창작자의 노력과 아이디어가 정당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에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은 "이번 사례는 디자인권이 없는 상품 형태를 그대로 모방해 판매한 행위를 형사처벌하고 피의자를 구속한 첫 사례로 디자인권 보호 사각지대를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보다 강력한 보호를 위해 창작자가 자신의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권리화해 등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pcs42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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