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대전시장 "행정통합, 지선 이후가 적절…지방분권 재설계해야"
[뉴스1 초대석] 대전충남 통합 핵심조건 '재정 포함 고도의 자치권' 강조
"알맹이 없는 졸속 법안" 정부여당의 정치일정에 맞춘 추진 반대
- (대담 = 장도민 전국취재본부장), 김종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대담 = 장도민 전국취재본부장) = 대전충남 행정통합특별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에서 보류되면서 통합 논의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통합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제도적인 설계 없이 통합부터 하자는 방식은 맞지 않는다"며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분명히했다.
지난 26일 대전시청에서 가진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이 시장은 통합의 취지에 대해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응할 규모를 갖추고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전제 조건으로 '고도의 자치권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통합 추진 시점과 관련해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여론조사에서 이번 지방선거 이후에 추진하자는 의견이 75%로 나왔다"며 정부여당의 정치 일정에 맞춘 추진에 선을 그었다.
그가 반복해서 꺼낸 말은 '순서'였다. 지방분권을 실현할 제도적 틀을 먼저 만들고, 그 위에 통합을 얹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시장은 통합을 결혼에 비유하며 "집은 어떻게 할 건지, 전세인지 월세인지, 돈은 어떻게 마련할지 구체적인 게 있어야 한다"며 "결혼식부터 하고 나머지는 끝나고 하자는 방식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법사위 보류 이후 방향에 대해서는 "성일종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에 근거한 심의라면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도 "현재 민주당 법안은 폐기하고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민주당이 발의한 법안을 두고 "알맹이가 빠진 껍데기만 있는 법안"이라고 표현하면서 "재정과 권한 이양이 빠진 상태에서 물리적 통합만 추진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두 달 만에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추진하다 보니 내용이 부실하다. 오탈자까지 나올 정도로 급조된 입법"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여야 특위를 구성해 지방자치 전문가, 지방의회, 시도지사, 기초단체장 등이 참여하는 구조로 지방분권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 시장이 제시한 통합의 핵심 조건은 재정 항구화를 포함한 고도의 자치권이다. 그는 자치권을 재정·조직권·인사권·중앙 간섭 최소화로 구분해 설명했다.
재정과 관련해선 "양도소득세나 법인세 같은 것들을 일정 부분 새로운 통합시에 줘서 기본 재정을 확보할 수 있도록 법에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단발성 지원이 아니라 매년 지속되는 구조를 법에 못 박아야 한다는 취지다.
세제 구조와 관련해서는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최소 70대30까지 가야 하고,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65대35 정도까지는 필요하다"며 "그 수준의 설계를 법률에 명확히 담아야 한다. 선언적 규정으로는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조직과 인사 자율성도 강조했다. "부시장을 몇 명으로 하도록 이런 건 통합시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며 "지역의 실정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기조실장도 하고 부시장도 해야 된다"고 짚었다. 중앙 기준이 강하게 작동하면 지방정부가 스스로 움직이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권한 이양에 대해서는 중앙정부 절차를 줄줄이 거론했다. 중앙투자심사, 예비타당성 조사, 환경부 협의 등을 예로 들며 "하천 준설 하나도 환경부랑 입씨름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린벨트 해제권도 함께 언급했다. "이런 것들 하나도 안 넘겨주고 재정적으로도 제대로 법으로 보장하지 않고 강제 합병하듯이 하면 결국 피해가 시도민들에게 온다"는 말로 경계선을 그었다.
특별시 위상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북·제주·강원·대구경북·대전충남 등 '특별'을 남발해 오히려 이름만 바뀔 뿐 제도는 비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이다.
또 향후 행정통합 방향성에 대해 충남과 이견은 없다며 중앙정부가 권한을 내려놓지 않으려는 구조가 문제라고 진단했다.
통합 관련 여론 동향과 관련해서 그는 "법안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면 (반대를)더 할 것"이라고 봤다. 특히 "대전의 경우 20대와 30대 청년층에서 반대가 더 높게 나타났다"며 이를 도시 정체성 훼손에 대한 우려로 해석했다. 충분한 논의와 여야 합의, 주민 공감대 형성이 충분하지 못하다고도 했다.
의견 대립 중 하나인 청사·의회·기관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대전청사와 내포청사를 함께 활용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며 "시장이 반씩 근무하면 되고 그런 건 문제가 안 된다"고 정리했다.
통합 논의가 장기화할 경우의 현실적 과제로는 광역교통 협력을 제시했다. 이 시장은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는 교통"이라며 대전광역권과 인근 도시 간 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통합은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과 지방 경쟁력을 위한 전략이지만, 제도적 설계 없이 추진하면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거듭 강조했다.
jongseo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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