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에 50억 쾌척 익명 70대…母 유산으로 결심, 딸은 진두지휘
3대가 뜻 모아…"기부자 이름보다 과학자 빛나길"
"어머니가 평생 실천한 나눔, 우리 가문의 큰 자산"
- 김종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익명의 70대 기부자로부터 한 가문의 나눔 정신이 담긴 50억6000만원의 발전기금을 전달받았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기부는 할머니의 유산을 바탕으로 아버지가 기부를 결심하고, 그 뜻을 딸이 실행에 옮기며 3대에 걸쳐 완성된 사례로 더욱 의미를 더한다.
기부자는 "기부자의 이름보다 KAIST 젊은 과학자의 연구 성과가 빛나기를 바란다"며 자신의 이름이 드러나는 약정식이나 예우 행사 등을 모두 사양했다. KAIST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모든 절차는 간소하게 진행하고 신원 역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기부자는 생전 나눔을 실천해 온 어머니의 유산을 바탕으로 사업을 일궈 성공을 거뒀다고 한다. 최근 그는 어머니의 유산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심했다.
평생 베푸는 삶을 살았던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자란 그에게 기부는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이 결심을 그의 딸이 구체적인 실행으로 완성했다. 기부자의 딸은 기부 진행 전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가문의 나눔 정신을 다음 세대로 잇는 역할을 했다.
기부자는 "어머니께서 평생 실천하신 나눔이 우리 가문의 가장 큰 자산이었다"며 "이제는 제 딸과 함께 그 소중한 가치를 대한민국 과학의 주역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며 "이 기금이 젊은 석학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보람된 일"이라고 전했다.
KAIST는 기부자의 어머니 이름을 딴 '조기엽 차세대 연구리더 펠로우십'을 조성하기로 했다. 조기엽 펠로우십은 원금 50억원을 보전하고 운용 수익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원금 보전형 기금으로 설계됐다.
기부자가 "하루라도 빨리 젊은 과학자들을 지원하고 싶다"는 뜻을 담아 첫해 사업 시행을 위해 6000만원을 추가로 기탁하면서 올해부터 매년 3명의 '조기엽 펠로우'를 선정해 연간 2000만원씩 3년간 학술활동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펠로우십 지원 대상은 정년보장 전 조교수 및 부교수급 신진 교원이다. 이 시기는 연구 역량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혁신적 성과가 집중적으로 창출되는 '골든타임'이지만, 동시에 안정적 연구비 확보가 절실한 시기이기도 하다.
지원금은 도전적 연구 기획, 국제 학술 활동, 연구 인프라 확충 등 연구 자율성과 확장성을 높이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KAIST는 이번 펠로우십이 젊은 연구자의 세계적 도약을 뒷받침하는 실질적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jongseo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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