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당관세 악용 업체 고강도 관세조사…인하 효과 '가로채기' 차단

국민 먹거리 밀접 9개 업체 1차 조사…수입대금 거래 외환 조사 병행
서울 인천 대구 본부세관에 전담반…2년간 1592억 탈루세액 추징

이종욱 관세청 차장이 27일 정부대전청사 기자실에서 '할당관세 악용 수입 업체 고강도 관세조사 착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대전=뉴스1) 박찬수 기자 = 관세청은 지난 9일 물가 안정을 위해 도입된 할당관세를 적용받고도 유통·판매가격을 낮추지 않은 것으로 의심되는 수입 업체를 대상으로 일제 관세조사에 착수했다고 27일 밝혔다.

할당관세(Quota Tariff)는 특정 물품을 수입할 때, 일정 기간 정해진 수량(쿼터)에만 기본 관세율보다 낮거나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탄력관세 제도를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주로 물가 안정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세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1차 조사로 9개 혐의 업체에 대해 즉시 관세조사에 착수했다. 2026년도 전체 할당관세 품목 84개 중 육류 등 국민 먹거리 밀접 5개 품목의 수입 규모 상위 230개 업체 중 9개 업체를 선정했다.

향후 이번 조사 대상 이외 업체에 대해서도 추가로 관세조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최근 원자재와 식품 가격이 오르며 국민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일부 수입판매업체가 관세 인하 혜택을 소비자에게 돌리지 않고 판매가격을 유지하거나 올려 폭리를 취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관계 부처 회의(민생물가 특별관리 장관회의)에서 할당관세 취지 훼손 행위에 대해 관세청이 고강도 조사와 수사에 나서고, 위반 행위에 대한 처벌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관세청은 지난 2024년~2025년 관세조사를 통해 할당 물량 수입 후 고가 판매 목적으로 시중 유통을 지연시키는 사례와 제3자 명의를 내세워 할당관세 물량을 부당하게 확보한 후 관세를 포탈한 사례를 조사해 1,592억원의 탈루세액을 추징한 바 있다.

이번 1차 관세조사는 할당관세 적용을 받고도 유통 판매가격을 낮추지 않은 것으로 의심되는 업체를 선별해 수입부터 유통 판매에 걸쳐 고강도 조사를 실시하는 것이다.

우선 유통 판매가격을 낮추지 않고 시장가격으로 판매하는 행위에 대해 국내거래 세적자료(세무 당국이 납세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구축한 납세자 인적 사항 및 사업 현황에 관한 기초 기록), 유통 판매단가 결정 방법까지 철저히 조사하는 한편, 할당관세 적용 기간에 수입 물품 가격을 고가로 조작하고 관세 차익을 부당하게 편취해 해외로 빼돌리는 불법 외환거래 등에 대해 관세조사와 수입대금 거래 외환 조사를 병행하는 등 폭넓게 조사한다.

또 저율의 관세가 부과되는 할당관세 적용 물량을 부당하게 과점 매입 후 국내 특수관계법인에 저가 납품하는 등 불공정 거래 행위를 조사한다.

할당 물량 추천 요건인 보세구역 반출 기한을 준수했는지 여부 및 실수요자 배정 물량을 제조가공에 사용하지 않고 유통 판매에 사용했는지 등도 조사한다.

관세청은 서울 인천 대구 본부세관에 할당관세 악용 관세조사 전담반(43명)을 편성해 불공정 거래 혐의 업체에 대해 집중 조사한다.

관세청은 이번 조사를 통해 유통 판매가격을 낮추지 않고 시장가격으로 판매하는 행위 적발 시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기관에 통보하는 등 엄정하게 조치하고 부처 간 협업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수입 가격 고가 조작, 할당 물량 부당 확보 행위 등 적발한 경우에는 탈루세액을 추징하고 고의적인 가격 조작에 대해서는 즉시 범칙수사 의뢰를 할 예정이다.

관세조사를 통해 밝혀진 할당관세 제도 악용 불공정 거래 과정 등을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TF'에 제공해 효과적인 단속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유통 판매가격을 낮추지 않고 시장가격으로 판매해 할당관세 도입 취지를 무력화하는 불공정 거래에 대해서는 관세조사를 통해 끝까지 추적해 물가 안정에 기여하고 시장 질서를 바로잡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pcs42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