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닥터헬기 출범 10년...응급환자 1411명 살렸다

2016년 도입 1819명 이송·생존률 77.7%…이동거리 22만8307㎞
단국대병원 "생명 살릴 최적 시스템 갖춰"

충남 닥터헬기(단국대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 A 씨(59)는 최근 말이 어눌해지고 글씨가 안 써지는 증상이 나타나자 서산의료원을 찾았다가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긴급한 치료가 요구되는 상황이었지만 서산에서 가장 가까운 대학병원이 있는 천안까지는 차로 1시간 40분 이상이 소요된다. 의료원은 환자의 위급성을 알리고 닥터헬기를 요청했다. A 씨는 닥터헬기로 25분 만에 천안 단국대병원으로 이송됐고, 입원해 치료 중이다.

생명을 살리는 '골든아워(Golden Hour)'를 사수하는 충남 닥터헬기(응급의료 전용헬기)가 출범한 지 10년이 지났다.

충남 닥터헬기는 지난 2016년 1월 27일, 국내에서는 다섯 번째 응급의료 전용헬기로 도입됐다. 권역응급의료센터와 권역외상센터 등 중증응급환자를 위한 최적의 시스템을 갖춘 단국대병원이 운영을 맡았다. 의료진이 헬기에 직접 탑승해 현장부터 병원 도착까지 연속적인 치료를 제공한다.

충청권은 물론 경기 남부까지 응급 구조 상황 발생 시 출동해 생명을 살리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10년간 이송 사례를 분석한 결과 충남 닥터헬기는 지구 다섯 바퀴 이상을 날아 1411명의 생명을 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단국대병원에 따르면 닥터헬기의 누적 이동 거리는 22만 8307㎞로, 1월까지 모두 1819명의 중증응급환자를 이송했다.

질환으로 인한 환자가 1068명(58.7%)으로 가장 많고, 외상환자가 751명(41.3%)이었다.

세부 질환별로는 △중증외상 환자 679명(37.3%) △심혈관질환 306명(16.8%) △뇌혈관질환 278명(15.3%) △심정지 174명(9.6%) 순이었다. 추락·교통사고, 다발성 골절, 위장관 출혈, 호흡곤란, 제초제 등 약물중독, 자살 시도 등 촌각을 다투는 기타 중증응급환자가 382명(21.0%)에 달했다.

이송된 환자 중 1411명은 상태가 호전돼 퇴원했고, 2명은 현재 입원해 치료받고 있다. 전체 생존율 77.7%를 기록했다. 하지만 나머지 408명(22.3%)은 과다출혈이나 의식 저하 등으로 상태가 급격히 악화해 사망했다.

헬기가 실제 출동한 횟수는 이보다 많다. 환자 이송을 위해 헬기가 이륙한 이후 환자 상태가 급격히 악화하거나 사망한 경우, 또는 헬기를 요청한 의료기관에서 출동 요청을 취소한 경우 등 회항하기 때문이다. 불가피한 사유로 회항한 사례는 73건으로 집계됐다.

충남 닥터헬기(단국대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코로나19와 의정 갈등 기간을 제외하면 매년 200명 이상 이송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서산이 818건(45.0%)으로 가장 많았다. 대형 산업 현장이 밀집해 있고, 도서 지역과 연계해 의료 수요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어 홍성 369건(20.3%), 보령 201건(11.1%), 당진 154건(8.5%), 태안 136건(7.5%) 순으로 집계됐다.

김재일 단국대병원장은 "대부분의 이송 환자가 중증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80%에 가까운 생존율을 기록한 것은 신속한 현장 출동과 이송 시간 단축, 의료진의 즉각적인 응급처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닥터헬기는 코로나19 유행과 의정 갈등 등의 영향으로 출동이 일시적으로 감소하기도 했지만 10년 동안 하늘 위에서 생명의 골든아워를 지켜왔다"며 "앞으로도 지역 의료기관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운영상의 어려움을 개선하고 출동지역을 확대해 중증응급환자의 소생률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issue7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