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비만 환자의 새해 운동, 무릎과 허리 먼저 고려해야
강문정 대전우리병원 재활의학과 진료부장
새해가 시작되면 병원 진료실 풍경에도 변화가 나타난다. 결심처럼 운동화를 신고 러닝을 시작했다가 무릎과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인스타그램 릴스와 유튜브 쇼츠 등 SNS를 통해 헬스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거나 러닝을 마친 뒤 땀에 젖은 모습으로 인증샷을 올리는 영상들이 끊임없이 노출되면서 운동 열풍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영상 속 장면과는 다르다. 실제 새해 초 병원을 찾는 환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운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무릎이나 허리, 발목 통증을 느끼고 내원한다.
특히 이들 중 다수는 과체중 또는 비만을 동반하고 있다.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늘어난 상태가 아니라, 몸을 움직이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일상의 질을 떨어뜨리는 구조적인 문제로 작용한다.
과체중 이상에서는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 장시간 서 있기 같은 일상적인 동작만으로도 무릎과 허리에 전달되는 부담이 크게 증가한다. 특히 체질량지수(BMI) 25 이상부터는 무릎 관절에 체중의 3~5배에 이르는 하중이 반복적으로 가해지고, 허리에서는 디스크 내부 압력이 지속적으로 높아진다.
BMI 25~30 구간은 관절과 척추 질환의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단계다. 러닝, 빠른 걷기, 계단 오르기처럼 체중부하가 큰 운동을 무리하게 시작하면 이미 하중에 취약해진 무릎과 허리에 반복적인 충격이 가해지고, 연골 손상과 디스크 변성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BMI 30 이상인 고도비만 단계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더욱 뚜렷해진다. 이 경우 무릎과 허리는 이미 구조적으로 한계에 가까운 부담을 받고 있는 상태로, 고강도 유산소 운동이나 체중부하 운동은 치료가 아니라 손상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유혹이 찾아온다. 운동은 쉽지 않고 통증은 심해지는데, SNS와 온라인에서는 빠른 체중 감량을 약속하는 다이어트약 정보가 넘쳐난다. "운동 없이 살을 뺄 수 있다"는 말에 혹해 무분별하게 약물에 의존하려는 경우도 늘어난다. 하지만 고도비만 환자에게 약물 치료는 '지름길'이 아니라 '과정'의 일부일 뿐이다.
고도비만 단계에서는 운동을 앞세우기보다 먼저 체중 자체를 줄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위고비나 마운자로와 같은 비만 치료 약물이 식욕 조절과 체중 감소에 도움을 주면서, 관절과 척추에 부담을 최소화한 체중 감량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체중이 일정 수준 감소하면 무릎과 허리에 전달되는 하중이 줄어들어 이후 걷기 운동이나 근력 운동을 보다 안전하게 시작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다. 다만 이러한 약물 치료는 반드시 전문의의 평가와 관리 하에 이뤄져야 한다.
한편 약물 치료만으로 체중 감량을 진행할 경우 근육량 감소, 즉 근감소증이 동반될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결국 과체중과 비만은 외형의 문제가 아니라, 걷는 방식과 움직임, 통증의 빈도, 수면의 질, 활동 범위를 제한하며 삶의 질 전반을 바꾸는 문제다. 특히 고도비만일수록 '운동부터'가 아닌 '체중 감량 후 운동'이라는 순서를 지키는 것이 장기적인 관절·척추 건강과 삶의 질을 지키는 핵심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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