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떠난 아내와의 약속"…90세 노인, 아껴 모은 2000만 원 성금

아산서 농약사 운영 황주헌 씨 "'이웃 덕분에 장사' 아내 말 새겨"

사진 왼쪽부터 오세현 아산시장, 황주헌 씨, 아들 황대영 씨.(아산시청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이웃에게 받은 사랑 나눔, 아내와의 약속이에요"

지난 29일 아산시청을 방문해 '희망2026나눔캠페인' 성금 2000만 원을 기탁한 황주헌(90) 씨는 기부 이유를 이같이 말했다.

황 씨는 평생 아산에서 농약사를 운영하며 지역 농민들과 함께 살았다. 농약사는 오래 전 문을 닫고, 아내도 떠났지만 이웃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그는 "아내가 살아 있을 때 '우리가 이 동네에서 장사하며 먹고살 수 있었던 건 이웃들 덕분'이라는 말을 늘 했어요. 아내는 8년 전 먼저 떠났지만 그 말을 가슴에 품고 살아요"라며 "그동안 아끼고 절약해서 모은 돈을 어떻게 의미있게 쓸지 오랫동안 생각하다가 아내와 함께 이 동네에서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는게 의미 있겠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황 씨의 아들과 함께 의미있는 일에 사용해달라 2000만 원을 기탁했다.

오세현 시장은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황주헌 씨의 마음이 깊은 감동을 준다"며 "아내와의 아름다운 약속이 헛되지 않게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감사해 했다.

issue7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