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국내 3대 사망원인 '폐렴' 아는 만큼 보인다
류호준 대전을지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얼마 전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사망원인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암(악성신생물)과 심장질환, 그리고 폐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폐렴은 고령층에서 사망률이 매우 높은 위험한 질환이다. 폐렴으로 입원한 65세 이상 고령층의 사망률은 5명 중 1명 정도로 매우 높으며, 중환자실로 입원해야 하는 중증 폐렴은 사망률이 35~50%에 이른다.
폐렴은 단순 감기나 기관지염과는 다르다. 먼저 감기나 기관지염은 상기도 혹은 하기도에 가벼운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대개는 증상이 가볍고, 대증치료를 하거나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폐렴은 세균, 바이러스 혹은 곰팡이 등의 병원체가 폐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감기나 기관지염보다 증상이 더 심하고 항생제를 통한 치료가 필요하며, 심할 경우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소아와 청소년에서는 바이러스 감염 이후의 바이러스성 폐렴이 흔하고, 치료도 비교적 빠르게 반응한다. 고령으로 갈수록 세균성 폐렴, 내성균에 의한 폐렴으로 진행할 위험이 크고, 치료가 늦어지면 중증으로 진행될 우려가 크다.
폐렴의 증상은 대부분 감기와 비슷하지만 호흡곤란, 가슴 통증, 설사, 두통 등의 전신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고령층에서는 전형적인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열이나 기침이 거의 없고, 대신 식욕 저하나 전신 쇠약감만으로 나타나는 폐렴도 흔하다. 이 때문에 단순한 노화와 혼동하기도 한다.
따라서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자라면 감기 증상이 없더라도 평소보다 △식욕이 저하되거나 △기력이 쇠약해지거나 △의식이 둔해지는 경우라면 폐렴의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며, 이러한 인식을 환자와 보호자 모두가 가진 상태로 조기에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폐렴의 항생제 치료 기간은 환자의 상태와 원인균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경증의 지역사회획득 폐렴(CAP) 환자는 최소 5일 이상의 항생제 치료가 권장된다. 그러나 중증 폐렴이나 합병증을 동반한 경우 또는 기존 치료에 반응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면 2주 이상, 많게는 수개월까지도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항생제는 임의로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증상이 나아졌더라도 세균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을 수 있고, 중간에 약을 끊으면 내성균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항생제는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정해진 기간 동안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폐렴은 회복되더라도 폐 조직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려면 다소 시간이 걸린다. 그 과정에서 마른기침이나 피로감이 약 2개월 정도까지 지속될 수 있는데, 이는 염증 후 회복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기침이 다시 심해진다거나 △2개월 이상 기침이 지속된다거나 △열이 다시 나면 2차 감염이나 후유증의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폐렴 예방백신은 폐렴구균에 의한 폐렴과 그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이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 만성 심폐질환, 당뇨, 간·신장 질환자, 면역력이 저하된 자는 반드시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생후 2개월 이상 18세 이하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PCV20 폐렴구균 백신’ 예방접종을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들 또한 국가예방접종사업의 일환으로 폐렴구균 백신(PPSV23)을 무료로 맞을 수 있다.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는 일반 성인의 경우라면 반드시 접종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65세 미만이라도 고위험군에 속한다면 조기에 접종하는 것이 충분히 의미가 있다. 백신의 종류와 접종 방법도 개개인별로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는 전문의와 상의해 예방접종을 적절히 시행하면 중증 폐렴과 관련 합병증 발생의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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