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돌이라면이 대전의 도시 브랜드 널리 알려 자부심 느껴요"
수프 전문가 노하우로 출시 4개월만에 100만개 판매 돌파
매출액 4% 지역에 희사…"일본해→동해 바꾸기 위해 베트남 투자"
- 박종명 기자
(대전=뉴스1) 박종명 기자 = "꿈돌이라면이 고향 대전의 도시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데 자부심을 느껴요"
대전에서 분말 및 액상수프 전문 제조업을 하는 ㈜아이씨푸드의 박균익 회장(67)은 꿈돌이라면을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대전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기에 박 회장의 보람은 더욱 크다. 우연한 기회에 맺은 꿈돌이라면과의 인연이 대전을 널리 알리는데 일조했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 뿌듯하기만 하다.
박 회장이 꿈돌이라면을 만들게 된 것은 이장우 시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얘기를 나누다 서울라면이 있다는 얘길 들은 이 시장은 30여년 만에 부활시킨 꿈돌이를 전국적으로 알리는데 라면이 제격이라고 판단했다. 업계에서 수프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박 회장에게 그런 미션이 주어진 것은 당연지사.
그는 1984년에 대기업 라면 연구소 수프팀에 들어가 1999년 퇴직할 때까지 수프개발팀장을 맡아 수많은 히트 상품을 낸 주역이다. 문제는 수프를 만들어 라면 제조 회사에 납품하는 업체가 완제품을 만들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이 시장에게 내놓은 전제는 "라면 회사에 가서 양해를 구해 그쪽에서 OK 하면 하겠다"는 것. 다행히도 대전에서 꿈돌이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라면을 만든다는 제안을 오뚜기가 흔쾌히 받아줘 면은 오뚜기, 수프는 박 회장이 맡아 꿈돌이라면이 탄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또 다른 난관에 부딪혔다. 어떻게 하면 대전만의 고유한 라면을 만들 것인가가 고민으로 다가온 것이다. 대량 생산을 하는 라면 제조회사와 가격 경쟁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는 핸디캡을 극복할 방안이 필요했다. 그런 고심과 시식회의 결과물이 쇠고기맛과 해물짬뽕맛 두 가지. 쇠고기맛은 매운 맛 조절 수프 '매콤이'를 넣어 소비자가 조절해서 먹을 수 있도록 하고, 해물짬뽕맛은 불맛이 나는 오일을 만들어 첨가한 것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박 회장은 "괜히 (제품을) 냈다가 맛도 없는데 가격만 비싸다고 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도 많았다"며 "다행히 가격 비싼 건 소비자가 이해하는데 맛에 대해서는 클레임이 없는 거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박 회장은 꿈돌이라면이 출시 4개월여 만에 100만 개가 팔렸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그는 "서울라면이 1년에 100만 개 팔렸다는데 인구 규모로 따져도 짧은 시간에 많이 팔린 것"이라며 대전에 와야만 살 수 있다는 마케팅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했다. "대전시하고 얘기할 때 대전에서만 팔자고 했어요. 인터넷이나 온라인에서는 안 팔고 오직 대전에 와서 오프라인에서만 살 수 있도록 한 거죠. 대전에만 있는 라면을 산다는 희소가치가 있고, 다른 지역에 계신 분들에게 선물용으로도 제격이라고 본 거죠"
꿈돌이라면의 대성공을 계기로 막걸리, 호두과자, 김, 곤약쫀드기 등 다양한 꿈돌이 관련 제품이 이어지는 것도 뿌듯하다. 대전이 노잼도시에서 잼잼도시로, 웨이팅도시로 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리면서 수프 업계 특성상 납품하는 본사와 가까운 서울이나 경기도가 아닌 고향 대전에 회사를 차린 것이 빛을 발한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박 회장은 꿈돌이라면 매출액의 4%를 지역에 선뜻 내놓았다. 꿈돌이 캐릭터 사용 시 지역발전기금으로 매출액의 1%를 내는데 비하면 4배나 많은 규모다. 고향을 알리는 좋은 일이므로 대전시에 2%, 지체장애인들의 자립에 대한 관심이 높아 1%는 지체장애인협회에, 또 1%는 유성구 ‘드림스타트’ 사업을 통해 결손가정의 청소년들을 돕고 있다.
그는 베트남에 공장 두 곳도 운영 중이다. 한국에서 작은 규모로 늦게 시작한 사업이기에 한국에서는 1등을 하긴 어렵겠지만 베트남에서만큼은 분말, 소스 등 소재 산업으로 1등을 이루겠다는 원대한 포부가 담겨 있다. 천만 달러를 들여 베트남에 투자하게 만든 건 두가지다. 우연히 신문에서 본 기사에서 동남아 유학생들이 한국으로 유학을 오면 50%가 반한파가 돼 돌아간다는 기사를 보았다.
또 하나는 베트남이 한 시골 마을 호텔에서 세계 지도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후 내가 한 번 베트남에 있는 모든 지도의 일본해를 동해로 바꿔 보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그러다 우연히 충남대학교에서 베트남 학생들이 축구를 하는 걸 보고 2009년 축구대회를 만들기 시작해 대전대회, 중부권 대회, 전국대회로 키워냈다. "베트남 학생들이 물어봐요. 왜 1년에 1억원씩 장학금을 주고 하면서 이런 일을 하느냐고요. 그러면 나중에 너희들 중 미래 베트남 국토부 장관이 나오거나 훌륭한 위치에 있으면 너희 나라 지도에 있는 일본해를 동해로 바꿔주면 고맙겠다고 말하곤 해요"
박 회장은 내년 봄에 꿈돌이라면 제품 하나만 더 내놓고는 더 이상 내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꿈돌이 하면 어린아이들과 관계가 깊잖아요. 그래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짜장라면을 만들까 한다"고 귀띔했다.
cmpark6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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