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가을의 대전현충원…일상 속 보훈의 의미 되새길 기회

신주원 국립대전현충원 주무관

신주원 국립대전현충원 현충과/뉴스1

하루가 다르게 계절의 흐름에 따라 형형색색으로 변하고 있는 국립대전현충원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과 같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을 기리는 공간으로서 품격 있는 호국공원의 면모를 갖춘 국립대전현충원은 지금 만추의 모습뿐 아니라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주는 곳이다.

국립대전현충원은 약 100만(3309.533㎥)평의 대지 위에 15만여 위의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비롯한 국가와 사회를 위해 희생·공헌하신 분들이 영면해 계신 호국보훈의 성지다. 안장자의 위훈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하여 현충원은 다양한 현충선양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매년 가을의 절정에 열리는 ‘대전현충원길 걷기대회’가 어느덧 열여덟 번째를 맞이했다.

모든 국민의 일상에 보훈이 함께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2007년부터 실시한 걷기대회는 현충원의 묘역, 현충탑과 보훈정, 현충지 등을 걸으며 자연스레 나라사랑 정신을 체험할 수 있도록 시작한 것으로 횟수를 거듭할수록 발전해 나가고 있다.

국립대전현충원이 2006년 국가보훈부로 이관된 이후 처음으로 걷기대회를 개최했을 당시 현충원은 국민에게 개방된 호국추모공원이라기보다는 일반 시민에게는 다소 접근이 어려운 장소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참석자는 군 장병들이었으나, 현재는 많은 유가족과 참배객은 물론 가족, 학생 등 수천 명의 다양한 시민들이 개최 소식을 기다리는 국립대전현충원의 대표 행사로 거듭났다.

나라사랑정신을 체험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묘역과 도로변을 에워싸고 있는 보훈둘레길을 걸어보는 것이다.

전체 10.04km에 달하는 완전 순환 형태의 보훈둘레길은 폭 2m 정도의 길로 최대한 자연을 살린다는 취지에 따라 잘 다져진 흙길로 조성되어 있어 걷기 좋다. 이 둘레길은 등산동호회 등의 입소문으로 더욱 많이 알려졌으며, 올해는 광복 80주년을 맞이해 지난 8월 14일부터 11월 1일까지 80일 동안 보훈둘레길 걷기 챌린지를 실시하고 있다. 더운 날씨에 시작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의 2500여 명이 참가하고 있다.

18일에 개최되는 대전현충원길 걷기대회는 현충원 입구에 있는 보훈동산에서 출발하여 장병1묘역, 소방·의사상자·국가사회공헌자 묘역, 메타세콰이어길, 현충탑 및 독립유공자 묘역과 경찰묘역, 현충지 등 총 4km가량의 코스를 걷게 된다. 계룡산 자락의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에 열리는 걷기대회는 현충원의 멋진 자연환경을 느끼며, 잠시나마 나라 사랑에 대해 생각할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보훈은 특정한 시기나 계기에만 하는 것이 아니고, 유가족 등 특정인들만이 하는 것도 아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로운 대한민국, 그것은 어딘가에서 나라를 위해 봉사하고 희생한 이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처럼 보훈은 우리 일상 속 공기와 같이 항상 살아 숨 쉬고 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많은 국민들이 보훈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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