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방송장비 관리까지" 중학교 교사 사망에 제도 개선 목소리
온라인 게시판에 추모글 잇따라…"성실한 교사만 희생"
교사노조 "구조적 실패"…아산교육지원청서 추모공간 운영
- 이시우 기자
(아산=뉴스1) 이시우 기자 = 추석 연휴 첫날 숨진 중학교 교사가 업무 과중으로 고통을 호소해 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4일 자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충남의 한 중학교 교사 A 씨를 추모하기 위해 개설된 온라인 게시판에는 A 씨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글들이 잇따라 게시됐다.
추모객들은 "과중한 업무와 심리적 스트레스로 얼마나 괴로웠을까", "최선을 다했을 선생님 생각에 마음이 아픕니다"라는 글을 남기며 A 씨가 느꼈을 고통에 공감했다.
그러면서 "하늘나라에서는 편히 쉬길 기원한다"며 A 씨와 유족을 위로했다. 지난 7일 개설된 게시판에는 수백개의 추모글이 작성됐다.
A 씨의 죽음은 구조적 문제가 원인이라며 비극적인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반복적으로 제기되면서 힘이 실리고 있다.
유족 등에 따르면 A 씨는 교실 수가 60개에 달하는 중학교에서 교내 방송은 물론 수업 장비 등을 지원해 시청각계(방송) 업무를 맡았다. 해당 학교는 방송 장비마저 노후돼 장비 관리를 책임져야 했던 A 씨는 하루 종일 교내 곳곳을 동분서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A 씨가 학교에서만 하루 1만보 이상을 걸어 다녔다고 설명했다.
한 추모객은 "초임 때 방송업무를 맡으면서, 방송조회나 행사일에는 반 아이들을 놔둔 채로 방송실에 있어야 했던 일이 떠오른다. 그때 교감은 아이들이 얌전하게 있을 수 있도록 훈련을 잘 시켜두는 게 학급 경영을 잘하는 것이라 훈수를 두었다"며 "쉬는 시간이든 수업 중이든 강당과 방송실을 뛰어다니며 세팅해야 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내가 교사인지 방송기사인지 정체정에 혼란이 왔다. 방송·기자재 업무가 정녕 교사의 업무입니까. 정말 너무 화가 난다"고 적었다.
A 씨는 지난 6월에는 교권 침해가 발생한 학급의 임시 담임을 맡아야 했고, 최근에는 담당자 공석으로 인한 추가 업무까지 수행했다.
또 다른 추모객은 "왜 책임감 있고 성실한 사람은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계속 일을 맡기는지 화가 난다", "비정상적인 업무 분담 관행과 업무 이름에 따라 부여되는 과중한 책임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최재영 충남교사노조 위원장은 "학생과 학교를 먼저 생각하며 책임을 다한 A 교사의 죽음은 교사가 수업이 아닌 과도한 행정 업무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드러낸 사건으로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교육현장의 구조적 실패"라며 "교사가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충남도교육청과 충남교사노조는 13일부터 17일까지 아산시 실옥동 아산교육지원청 3층 대강당에 A 교사 추모공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운영 시간은 △월·화·목 오전 9시~오후 6시 △수·금 오전 8시30분~오후 5시 30분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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