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중 이산화탄소 직접 포집 기술로 스마트팜 혁신

화학연·KAIST·에코프로에이치엔 공동개발

소형 DAC 설비 실증이 이뤄지고 있는 온실 모습(화학연 제공) /뉴스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한국화학연구원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에코프로에이치엔과 이산화탄소 '직접 공기 포집(DAC)' 기술을 공동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일반적인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은 산업 현장에서 나오는 고농도 탄소를 대상으로 하는 기술로, 발전소·공장 등 설치 장소가 제한된다. 반면 직접 공기 포집 기술은 대기 중의 저농도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개발된 설비는 KAIST 최민기 교수팀이 개발한 건식 이산화탄소 흡착제와 화학연 박용기 박사팀이 보유한 장치 설계·제작 기술의 합작품이다. 에코프로에이치엔에서 소형 설비로 제품화하고 있다.

이 설비는 특정 지점·시설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장소에 설치할 수 있으며, 특히 스마트팜과 같은 농업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마트팜 및 비닐하우스 내 작물들은 광합성 능력이 향상되는 적정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다. 실제 환경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400ppm 수준에 불과한데, 최적 성장 농도는 약 800~1000ppm이다.

그동안 인위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만들어 공급하던 방식과 달리, 소형 DAC 설비는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모아 고농도로 농축한 뒤 농작물에 공급한다. 농작물 재배 과정에서 친환경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비용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현재 경북 상주시 스마트팜혁신밸리에 설치된 1세대 DAC 장치는 토마토 재배 환경에서 실제 성능 검증을 마쳤다. 실험 결과 이산화탄소 농도를 600~700ppm까지 높이는 데 성공, 성능 개선을 통해 800~1000ppm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미세조류를 포함한 다른 분야 농작물에도 소형 DAC 설비를 적용할 방침이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2026년 소형 DAC 설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영국 화학연구원장은 "이번 기술은 공공 연구기관과 대학, 기업이 협력해 실제 농업 현장에서 적용될 수 있는 기술로 발전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며 "스마트팜의 생산성 향상과 함께 탄소 저감이라는 국가적 과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