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분리수거 필요없는 화학적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개발

수소 플라즈마 실증 장비(기계연 제공) /뉴스1
수소 플라즈마 실증 장비(기계연 제공) /뉴스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한국기계연구원은 한국화학연구원·한국생산기술연구원·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및 다수 대학이 참여한 '플라즈마 활용 폐유기물 고부가가치 기초원료화 사업단'이 다양한 종류의 폐플라스틱을 엄격한 선별 과정 없이 플라스틱 원료로 되돌리는 혁신적인 플라즈마 전환 공정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개발한 기술은 혼합 폐플라스틱을 플라즈마를 이용해 에틸렌과 벤젠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개념의 공정이다. 플라즈마는 고온에서 전기적으로 활성화된 기체 상태로 기존 열분해보다 훨씬 빠른 반응 속도와 높은 에너지 전달 특성을 가진다.

기계연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100% 수소를 사용하는 고온 플라즈마 토치를 개발해 혼합 폐플라스틱을 1000~2000도의 초고온에서 0.01초 이내에 분해하는 데 성공했다.

반응온도와 시간에 대한 제어를 통해 생성되는 물질은 플라스틱 제조의 핵심 원료인 에틸렌과 벤젠이다. 선택도는 70~90%, 에틸렌 수율은 70% 이상도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제 과정 후에는 99% 이상의 고순도 원료를 확보할 수 있다.

플라즈마 공정은 초고온에서 빠른 분해를 통해 고분자 구조를 효율적으로 깨뜨리고 고온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탄소 생성을 억제하기 위해 100% 수소 기반 운전 방식을 도입했다.

이에 장기 운전 안정성이 높고 부산물인 왁스와 경질 탄화수소도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 전체 생성물의 70~80% 이상을 재활용 가능한 에틸렌과 벤젠으로 선택적 전환할 수 있다.

특히 기존 열분해에서 활용이 어려웠던 왁스까지 80% 이상의 선택도로 전환해 에너지 효율까지 높였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현재 약 1% 미만인 국내 폐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각 대신 재활용이 가능해 탄소배출 저감효과가 크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면 이산화탄소 배출이 사실상 없는 시스템도 가능하다.

파일럿 운전에서는 경제성도 입증됐으며 생산된 에틸렌의 단가는 기존 에틸렌 원료 가격과 동일한 수준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내년부터 국내 실증 사이트에서 장기 운전 검증을 진행해 상용화를 앞당길 계획이다.

송영훈 사업단장은 "세계 최초로 혼합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전환하며 경제성을 갖춘 공정을 확보했다"며 "실증과 사업화를 통해 폐기물과 탄소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훈 질소자원화전략연구단장은 "이번 연구과정에서 공정 기술과 함께 여러 요소기술이 확보됐으며 이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의 온실가스 처리, 고품질 소재 생산 등으로도 확장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jongseo12@news1.kr